(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평일에는 총리, 주말에는 비뇨기과 의사.'
'행복 우선주의'로 유명한 부탄에서 볼 수 있는 한 총리의 일상이다.
11일 AF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탄의 총리가 된 로타이 체링은 주말이면 의사로 변신, 환자를 돌본다.
비뇨기과 의사 출신인 체링은 때로는 직접 메스를 들고 수술까지 한다.
체링은 AFP통신에 "나는 수술하며 스트레스를 푼다"며 "다른 사람들이 골프를 치거나 활쏘기를 하듯 나는 병원에서 환자를 수술하며 주말을 보낸다"고 말했다.
병원의 누구도 체링 총리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는다고 한다. 체링 총리는 빛바랜 가운을 입고 바삐 오가고 간호사와 직원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방글라데시, 미국 등에서 의학을 공부한 체링은 부탄에서 첫 손에 꼽히는 비뇨기과 의사가 됐다.
2013년에는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는 그해 총선에서 낙마했고 소속 정당 브루그 니암럽 초그파(DNT)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후 부탄 국왕의 조언에 따라 그는 의료진을 이끌고 오지에서 무료 의료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체링은 지난해 5월부터 DNT를 이끌었고 같은 해 10월 총선에서 집권당 국민민주당(PDP) 등을 제치고 승리했다. 47개 하원 의석 가운데 30석을 차지했다.
체링은 선거 과정에서 의료 서비스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부탄은 평균 수명이 늘고 영유아 사망률이 낮아지는 등 보건 분야가 발전하는 중이지만 최근에는 알코올 중독이나 당뇨 등과 관련한 합병증이 느는 분위기다.
이에 체링은 총리가 되자 관련 의료 정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약을 염두에 두기 위해 의사 가운도 총리실에 걸어뒀다.
체링은 "나는 병원에서는 환자를 치료하고 동시에 정부에서는 의료 정책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며 죽을 때까지 환자를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부탄은 경제 지표 개선이나 세계화보다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 나라로 알려졌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국민 대부분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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