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업무상 질병이 아닌 개인 질환 탓에 근로 조건을 이행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 청구를 기각했다.
전문직인 A씨는 같은 직종의 B씨와 근로계약을 맺고 그의 밑에서 일하기로 했다. 평일 12시간 근무에 연차와 병가를 포함한 휴가는 첫해 5일부터 15일까지 차츰 늘리기로 했다. B씨는 A씨의 능력을 높이 사 다른 직원보다 2∼3배 높은 월급을 주기로 계약했다.
A씨는 입사 몇 개월 후 발에 문제가 생겨 입원 치료와 자택 요양을 하느라 2개월 넘게 출근하지 못했다. 그 사이 B씨는 다른 사람을 채용해 A씨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B씨는 A씨에게 '개인적인 질병으로 장기간 결근을 했고, 본인 역시 앞으로 애초 계약한 수준의 근로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통보한 만큼 더는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A씨는 업무상 질병 때문에 결근했는데 해고하는 건 부당하다며 노동 당국에 구제 신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되자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그러나 A씨의 질환이 업무상 발생한 것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근로계약상 약정한 근로 제공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고, B씨가 이를 양해하거나 동의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며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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