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정규 대회장에서 야구와 축구의 '샷 자존심 대결'이 펼쳐졌다.
11일 인천 드림파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2회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은 3, 4라운드에 연예인과 다른 종목 선수 등 유명 인사들의 골프 실력을 볼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코리안투어 선수 60명과 유명 인사 60명이 '2인 1조'를 이뤄 3, 4라운드를 치른 뒤 팀 베스트볼 방식으로 우승 조를 가려낸다.
11일 3라운드에서 팬들의 시선을 잡아끈 유명 인사들은 선동열, 박찬호, 이승엽(이상 야구), 신태용, 유상철(이상 축구) 등 다른 종목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이었다.
특히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은 유상철 전 프로축구 전남 감독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했다.
박성국과 한 조를 이룬 선동열 전 감독은 8언더파 64타를 합작했고 유상철 전 감독과 김재일 조는 4언더파 68타를 기록, '살아 있는 야구 전설'인 선동열 전 감독이 판정승을 거뒀다.
또 '장타자' 김대현과 팀을 이룬 이승엽이 10언더파 62타로 팀 부문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야구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신태용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황재민과 같은 조로 경기해 7언더파 65타를 쳤다.
경기를 마친 뒤 선동열 전 감독은 "스윙 동작에서 웨지나 쇼트 아이언을 칠 때 오른쪽에 중심을 두고 치는 것이 야구와 비슷한 면도 있다"며 "골프가 야구와 달리 정지한 공을 살리는 스포츠인데 그게 그렇게 어렵다"고 말했다.
구력이 30년이라는 선동열 전 감독은 "그래도 실수를 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우리 인생과 비슷한 종목"이라고 골프에 대해 평가했다.
아들 민우 씨가 KPGA 준회원이기도 한 선 전 감독은 "현역 때 시즌 중엔 골프를 하면 안 되지만 몰래 나가기도 했다"며 "비시즌에 자주 나갈 때는 한 달에 15번 나가기도 했다"고 골프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라이언 킹' 이승엽 역시 "주위에서 '(야구할 때는) 날아오는 공도 치는데 골프는 가만히 있는 공을 못 치느냐'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며 "그래도 골프는 정확하게 쳐야 하는 스포츠라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여행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 곧바로 대회장으로 향했다는 이승엽은 "야구는 몸쪽 공이냐, 바깥쪽 공이냐에 따라 스윙 자세가 달라지지만 골프는 티샷할 때 일정한 자세여야 한다"며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른 면도 많아서 저는 힘들다"고 털어놨다.
반면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신태용 전 감독은 "스윙 원리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야구인들이 더 나을 것"이라면서도 "축구는 전신 운동이라 신체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고 분석했다.
신 전 감독은 "그래서 야구인들은 순간적인 임팩트의 정교함이 좋고, 축구인들은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가 좋아서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역 시절에 회복 훈련을 다음 날 잔디밭에서 걷고 뛰며 효과를 많이 봤다"며 "선수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운동이 바로 골프"라고 골프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동반 라운드를 한 황재민이 선두 전가람에게 5타 뒤진 2위인 상황에 대해 신 전 감독은 "내일도 무조건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우승하자고 얘기해줬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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