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으로 옮긴 4차 주말 장외집회…"폭탄정권", "TK 예산만 줄어"
황교안 '박근혜 석방론' 에둘러 거론…지지층 결집
(대구=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11일 오후 텃밭인 대구에서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3주 연속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하던 장외집회의 무대를 대구로 옮긴 것으로, 거친 표현을 동원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
한국당의 '정치적 안방'임을 보여주듯 대구문화예술회관 앞 대형 무대 주변은 집회 시작 전부터 몰려든 시민들로 빼곡했다.
시민들은 '국민 속의 자유 한국'이라고 적힌 분홍색 풍선과 함께 '친문독재 결사항전', '민생파탄 국민심판' 등의 문구가 새겨진 소형 피켓을 나눠 들었고, 일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무대 앞을 차지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난간이나 언덕 등 지형이 높은 곳을 찾아 집회를 지켜봤다. 한국당은 참석자 규모를 2만여명으로 추산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빨간색 카펫이 깔린 '런웨이'를 따라 등장했다. 한국당은 연설 효과를 높이고자 지난달 27일 광화문 2차 집회 때부터 이 무대장치를 마련했다.
무대 뒷배경에는 앞선 세 차례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STOP! 국민심판'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황 대표는 민생 현안을 거론,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며 현 정권을 '폭탄 정권'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또한 "예산을 보니 다른 지역은 다 늘었는데 대구·경북(TK)만 줄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도 다른 곳은 다 해주고 대구·경북은 푸는 듯 마는 듯했다"며 현 정부의 'TK 홀대론'을 주장했다.
지역 여론을 고려한 듯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론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린다.
황 대표는 "'지난 대통령'은 지금 나이도 많고 병이 들어 힘든데 계속 저곳에 붙잡아 두고 있는데 김경수 경남지사는 어떻게 했느냐"며 "풀어줄 분은 안 풀어주고 안 풀어줘야 할 사람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유아독존에 고집불통, 아전인수 정권"이라며 "답은 하나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꼭 심판해 달라. 대구와 경북에서 압승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아쉽게도 대구·경북에서 이상한 표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북한의 정부, 북한을 위한 정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대구·경북 지역 당협위원장들은 지도부에 앞서 무대에 올라 정부를 향한 성토에 가세했다.
경북도당 위원장인 장석춘 의원은 "이 정부는 이제 심판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박살 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2년간 피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일부 지지자들은 집회 종료 후 '박근혜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와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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