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북한 디바 김송미 협연
(홍콩·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박수윤 기자 = 남북 클래식 음악인들이 12일 중국에서 합동공연을 펼쳤다.
이날 상하이(上海) 오리엔탈 아트센터에서 열린 '사랑의 도시, 평양 상하이 서울' 연주회에서는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이하 린덴바움) 음악 감독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43)과 북측 소프라노 김송미(34)가 한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중국 교향악단 '상하이 시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으로 성사돼 2시간가량 진행됐다.
원 감독은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을 연주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며, 김송미는 아리랑과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가운데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아름답게 소화했다. 특히 김송미는 서양식 드레스와 한복을 번갈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두 사람은 드보르자크 연가곡 '집시의 노래' 중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편곡 김인규)를 협연했다.
이들은 공연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관객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김송미는 연합뉴스에 "장애인을 위한 자선 무대여서 따뜻한 맘으로 공연했다. 북과 남이 함께 하는 자리여서 의의가 더욱 깊었다"며 "민족을 위해, 평화를 위해 모두와 함께 최선의 의무를 다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원 감독은 "오늘 공연을 준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며 "우리는 음악을 함께 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원 감독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김송미와 '남북 오케스트라 구성 및 국제도시 순회연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작년 12월 제주도에서 남북예술제 개최를 추진했고 통일부로부터 행사 개최와 김송미의 남한 방문 승인도 받았지만, 내부 사정으로 행사 자체가 무산됐다.
이들은 대신 이날 상하이 시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통해 남북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한민국 주민이 북한 주민과 만나려면 통일부에 미리 신고해야 한다. 원 감독은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통일부로부터 승인받았다.
김송미는 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 대리인, 조선 장애자연맹 문화 이사, 베이징 만수대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다. 평양 출생으로 16세에 북한 최고 음악 인재들이 모이는 평양음대에 입학했고, 국비로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유학했다. 지금은 중국을 무대로 활동한다.
린덴바움은 2009년 창단 이래 지난 10년간 음악을 사랑하는 비전공자들과 전문 음악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음악을 통해 화합과 소통을 끌어내는 한국의 평화사절단 역할을 해오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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