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고령 운전자에 의한 '날벼락'…"면허반납 활성화해야"

입력 2019-05-12 19:09   수정 2019-05-13 05:12

이번에도 고령 운전자에 의한 '날벼락'…"면허반납 활성화해야"
부처님오신날 양산 통도사서 75세 운전 승용차 인파 덮쳐 13명 사상
"면허반납 따른 불편 해소할 교통수단 확충·인센티브 뒷받침돼야"


(양산=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한 면허반납 등 대책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처님오신날인 이날 낮 12시 40분께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경내 도로에서 김모(75)씨가 몰던 체어맨 승용차가 인도에 있던 보행자 13명을 치었다.
난데없이 발생한 이 사고로 4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또 숨진 여성의 어머니를 포함한 60대 여성 2명이 위독해 현재 수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10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식간에 인파 속 돌진해 '쾅'…블랙박스로 본 통도사 사고 / 연합뉴스 (Yonhapnews)
운전자 김씨는 사고 이후 "가속 페달을 밟았는데 (의도보다) 차가 세게 나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령인 김씨의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몰던 차량에는 사고기록장치(EDR)가 없다"며 "블랙박스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19일에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한 도로에서 81세 운전자가 몰던 렉스턴 차량이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은 탓에 연쇄 충돌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운전자 차량을 포함한 6대가 뒤엉켜 9명이 다쳤다.
지난 2월 12일에는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주차장 앞에서 96세 운전자가 몰던 차가 후진 도중 30대 행인을 치어 사망하게 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 2월 8일 광주에서는 75세 운전자가 후진으로 주차하다가 갑자기 식당으로 돌진해 식당에 있던 2명이 다쳤다.
지난해 10월 전남 장성 축제 현장에서는 84세 운전자가 몰던 1t 화물차가 관광객 5명을 들이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사고 모두 고령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3년 1만7천590건, 2014년 2만275건, 2015년 2만3천63건, 2016년 2만4천429건, 2017년 2만6천71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사고 점유율도 2015년까지는 10%를 밑돌았지만 2016년 11%를 기록한 이후 2017년에는 12.3%로 높아졌다.
전연후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교수는 "고령 운전자 사고가 많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인지나 판단, 조작이 오류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확률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 등 판단이 어려워졌다고 느꼈을 때 제때 면허를 반납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면허반납에 따른 고령자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교통수단 확충과 인센티브 확대 등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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