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모전단 걸프만 배치에 경고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미국이 중동에 배치하기로 한 항공모함 전단에 대해 이란이 '타격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미랄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최소 40∼50대의 전투기와 6천여명의 병력이 집결된 미 항공모함이 과거에는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타격목표이며 위협이 기회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움직인다면 우리는 그들의 머리부터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자데 사령관의 이런 발언은 미국의 핵 합의 파기와 이에 따른 이란의 핵 개발 재개 움직임 등을 둘러싸고 최근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미 해군은 지중해에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이란과 인접한 걸프만에 배치했다.
미국은 '이란의 명백한 위협 징후'를 거론하면서 항모전단과 함께 B-52 전략폭격기, 탄도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포대, 상륙함까지 중동으로 보내 이란을 압박했다.
이란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호세인 칸자디 이란 해군 소장은 이날 "페르시안 걸프 지역에 대한 미군의 주둔이 끝날 때가 됐다"면서 "그들은 그 지역을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란 ISNA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취임한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날 의회에서 최근의 상황에 대해 "미군이 해당 지역을 오가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심리전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정세 분석을 제시했다.
한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작년 4월 백악관에 들어오기 전 이미 미국의 2015년 이란핵합의 탈퇴를 비롯한 더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볼턴 보좌관이 2017년 보수 성향 잡지인 '내셔널 리뷰'에 기고한 '이란 핵합의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트위터에 링크하면서 이같이 썼다.
이런 가운데 미 CNN 방송은 지난 10일 이란 측이 대화를 원할 경우에 대비해 백악관이 미국 이익대표부를 겸하는 주(駐)테헤란 스위스대사관에 연락 가능한 자국 측 전화번호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관련해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들이 나에게 전화하는 것"이라며 "만일 그리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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