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뛰던 2011년 5월 이후 8년만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에이스 투수에겐 개인 기록 못지않게 이닝 소화 능력이 중요하다.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해야 소속 팀이 불펜 투수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닝이터를 보유한 팀들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팀 성적에서 이득을 본다.
류현진(32)은 이런 점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그는 13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다.
류현진 "노히트 게임 놓쳐 아쉽지만 실망은 없어" / 연합뉴스 (Yonhapnews)
류현진은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그리고 5일 만에 출전한 워싱턴 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9개, 1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 시즌 5승을 거뒀다.
류현진이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던진 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처음이다.
범위를 확장하면 류현진의 3경기 연속 8이닝 투구 기록은 KBO리그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11년 5월 1일 대구 삼성전 이후 약 8년 만이다.
류현진은 8이닝 이상 책임진 최근 3경기에서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25이닝 동안 단 1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방어율은 0.36에 불과하다.
삼진 2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1개만 내줬다.
완벽한 제구와 체력 안배 능력을 선보이며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최근 3차례 등판 경기에서 불펜 투수를 단 3명만 투입했다.
류현진의 3경기 연속 8이닝 소화는 최고의 개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다른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더 빛난다.
올 시즌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4(1위)를 기록 중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 데이비스는 올 시즌 한 번도 연속으로 7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4승 1패 평균자책점 1.76(3위)의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 레즈)는 올 시즌 8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아예 없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6승 1패 평균자책점 1.86)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7승(1패)으로 최다승을 거두고 있는 뉴욕 양키스 도밍고 헤르만은 아예 7이닝 이상 경기가 없다.
메이저리그 최다 이닝(59⅔)을 소화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트레버 바우어(4승 2패 평균자책점 3.02)도 8이닝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다.
이 부문 2위(59⅓이닝)인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셔져(2승 4패 평균자책점 3.64)는 올 시즌 딱 한 번 8이닝 경기를 소화했다.
류현진의 3경기 연속 8이닝 경기가 얼마나 의미 있는 기록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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