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졸업생 현직교사 명단 파악해 조치"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교육대학교가 최근 문제가 된 남학생들의 여학생 성희롱 사태에 공개 사과했다.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은 13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교사양성대학에서 이처럼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해 재학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번 사건 조사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이른바 '남자대면식'이 지속했고 신입생 소개라는 명분으로 사전 동의 없이 사진을 포함한 '소개 책자'를 제작하거나, 대면식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여학생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줬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학생들에 대해 징계처분 이행 및 성 평등 상담교육 진행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면서 "조사과정에서 확보한 일부 졸업생들에 대한 자료는 곧 관할 교육청에 인계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대는 후속 조치로 교원양성과정이 성평등 인식을 비롯한 예비교사로서 적·인성을 기르는데 적합한지를 전면 검토하고 결과에 따라 교육과정과 교육내용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 모든 학생이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양성평등교육 등을 의무적으로 일정 시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 내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학생인권센터'를 개설하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장은 "이번 사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서울교대라는 공동체가 지녔던 과거의 잘못된 관습과 그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우리들 모두의 문제"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보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공동체 문화의 형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대에서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 외모를 평가하는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며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와 함께 재학생과 졸업생이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사회 부적응자 커뮤니티'라고 부르고 '페미니스트라고 글을 올리자', '대면식 때 성인지 교육을 하는 사진을 올리자'는 등 대책을 논의한 대화도 공개됐다.
현직 초등교사인 졸업생이 "겉모습이 중3인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애가 욕을 하는데 예뻐서 말을 잘 못 하겠다", "예쁜 애는 따로 챙겨 먹는다" 는 등 학생을 성희롱한 듯한 대화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교대는 학교 차원 조사를 벌여 국어교육과 남학생 11명에게 2~3주 유기정학 징계를 내리고 12~20시간의 상담교육 이수도 명령했다.
그러나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졸업생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교사단체인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현직교사들을 조사할 것과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교육자로서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을 한 이들 교사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조사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유사한 일이 재발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성추문 사태와 관련한 서울교대 측 대처는 지나치게 안이하고 미온적"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재심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교대와 연락하고 있다"면서 "명단이 파악되면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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