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스타트업 투자유치 역대 최대…"뒷심은 부족"

입력 2019-05-13 11:00  

작년 한국 스타트업 투자유치 역대 최대…"뒷심은 부족"
한·미·중 스타트업 비교…엑시트는 '미국' 유니콘은 '중국'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세는 미국이나 중국을 웃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 단계에 이르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율은 여전히 미국이나 중국에 못 미쳤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3일 내놓은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에서 지난해 한국은 45억달러(약 5조원), 미국은 991억달러(약 117조원), 중국은 1천131억달러(약 134조원)의 투자액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한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미국이나 중국에 크게 못 미쳤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106%로 미국(21%)과 중국(94%)을 웃돌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스타트업 투자 비중 역시 역대 최고인 0.28%를 기록했다. 미국은 0.48%, 중국은 0.84%로 집계됐다.
한국은 정부, 미국은 정부와 스타트업 보육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 중국은 미국계 벤처캐피탈(CVC)이 주요 투자자였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최근 양적으로 크게 팽창했지만, 스케일업(Scale-up·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나 투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Exit) 부족으로 창업, 성장, 회수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2013∼2015년 시드·엔젤 투자를 받은 138개 한국 스타트업 중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엑시트에 성공한 곳은 5.8%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은 8천667개 스타트업 중 12.3%가 엑시트했다.

보고서는 "엑시트는 투자금 회수를 통한 재창업과 재투자를 의미한다"며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는 잘 유치하는 반면, 성장 단계부터는 투자가 감소해 스케일업이 여의치 않은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 스타트업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기업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율도 미진했다.
한국은 138개 스타트업 중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비율이 1.4%에 그쳤다. 중국은 그 비율이 6.8%로 한국의 5배에 육박했다. 미국은 스타트업이 8천667개에 달해 비중(0.3%)은 작았지만 30개가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국제무역연구원 김보경 수석 연구원은 "국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엑시트 촉진을 위해서는 핀테크,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신산업 분야 규제가 완화되는 것과 함께 민간 주도의 모험자본이 투자 생태계에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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