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표절 아니라는 논문, 전공학회 "학회제명급 표절"(종합)

서울대가 표절 아니라는 논문, 전공학회 "학회제명급 표절"(종합)
한국비교문학회, 국문과 교수 논문 2편 '표절' 결론…서울대 "잣대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논문 표절로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울대 교수에 대해 관련 학회가 추가 표절 사실을 확인하고, 논문 취소와 학회 제명 등 중징계를 결정했다.
학회가 '중대한 표절'로 판정한 논문은 지난해 서울대가 표절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것과 같은 논문이었다. 서울대의 판정을 정면으로 뒤집는 전공학회의 결정이 나오면서 당시 대학이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표절 의혹을 조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13일 한국비교문학회에 따르면 학회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소집해 서울대 국어국문과 박 모 교수를 학회에서 제명하고, 문제가 된 논문 2편의 게재를 취소하기로 했다.
학회는 박 교수가 2013년과 2015년 한국비교문학회 학술지 '비교문학'에 게재한 논문 2편에 대해 '표절이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학회 관계자는 "학회 윤리위원회가 5개월 동안 해당 사안을 검토한 결과 '표절 정도가 중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윤리위원회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박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 같은 결정을 박 교수에게 통보하고, 지난 9일 학회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학회가 표절 판정을 내린 논문 2편에 대해 지난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연구 부정행위 혐의가 없다'고 판정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원저를 빠짐없이 밝히고 있다', '선행 연구들을 다시 정리하는 방식으로 서술됐다' 등의 이유를 들며 표절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서울대 인문대 소속의 한 교수는 "당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표절 판정에 있어 소극적이고, 미온적이었다"며 "서울대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박 교수의 나머지 논문에 대해서도 표절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표절을 판정하는 기준이 달라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며 "이미 서울대는 해당 교수의 다른 표절 의혹 논문들에 대해 '연구진실성 위반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고 해명했다.
박 교수의 표절 의혹은 2017년 과거 박 교수의 지도 제자였던 대학원생 A씨가 대자보를 통해 학내에 고발하면서 처음 제기됐다.
지난해 연구진실성위원회는 2000∼2015년 사이 박 교수가 발표한 논문 11편과 단행본 1권에 대해 "연구진실성 위반의 정도가 상당히 중한 연구 부정행위 및 연구 부적절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박 교수는 올해 초 추가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만간 추가로 제보된 박 교수의 표절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대학 징계위원회에 판정에 따른 처분을 요청할 예정이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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