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버스 파업 안한다…다른 지역 버스는 '올스톱' 위기(종합2보)

입력 2019-05-13 22:30  

대구버스 파업 안한다…다른 지역 버스는 '올스톱' 위기(종합2보)
경기·광주·전남·울산 합의점 못 찾아…내일 막판 협상이 파업 여부 기로
정부 임금지원 확대' 포함 지원책 발표…'미흡', '경기지역 지원 편중' 지적 제기돼

(전국종합=연합뉴스) 홍창진 김선형 기자 = 전국 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대구 버스노조가 13일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사용자 측과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22개 회사)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대구시버스노동조합(교섭대표 노조) 및 성보교통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대구시 중재 아래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노사는 운전기사 임금을 호봉별 시급 기준 4% 인상하며, 합의일 기준 재직 중인 운전기사에 한해 지난 2월 1일부터 인상을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또 단체협약서상 조합원 정년을 종전 '만 61세에 달하는 월말'에서 '만 63세에 달하는 월말'로 연장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당초 대구 시내버스 노조는 각 호봉별 시급 7.67% 인상과 정년 2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시민 불편과 지역경제 여건을 감안해 임금 인상률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1월 28일부터 사용자 측과 8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 4월 29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 9일 조합원 87.6% 찬성으로 오는 15일 파업을 결의했다.
김종웅 대구시버스노동조합 조직정책국장은 "시급을 4% 가량 올려도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면 전보다 월급이 약 11만원 줄어든다"며 "이 부분은 탄력근로제 시행, 인력 충원 등을 협의하며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기초단체인 전남 영암군에서도 이날 농어촌버스가 사용자 측과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도, 광주광역시, 전남도 등 각 지역 버스업체 노조는 이날 조정만료일을 앞두고 각각 사측과 협상에 나섰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경기자동차노조)은 오는 14일 사측과 최종 조정회의를 가진 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5일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계획이다.
파업 대상 버스는 총 589대로, 양주, 용인, 하남, 구리, 남양주, 포천, 가평, 파주, 광주, 의정부, 의왕, 과천, 군포, 안양 등 14개 시·군을 경유하는 광역버스들이다.
광주와 전남 지역 노조도 이날까지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남은 14일 오전 10시부터, 광주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조정회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협상 타결 또는 파업 돌입 여부는 이날 저녁 늦게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버스노조도 오는 14일 사측과 막판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측은 15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버스 회사는 마을버스를 제외한 서울 시내버스 전체 65개사 중 61개사다. 버스 대수는 약 7천400대에 이른다.
서울시버스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을 비롯해 5.9%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임금 인상과 복지기금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부산, 창원 등지에서도 노조와 사용자측이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이날 정부가 발표한 500인 이상 버스사업장에 대한 기존근로자 임금지원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의 버스 사업 지원대책에 대해 각 지자체와 자동차노조측은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하긴 했으나, 주 52시간제 도입과 준공영제 등 문제로 버스노조 파업을 앞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책의 내용이 좀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지역의 버스노조 관계자도 정부 지원대책이 500인 이상 사업장이 많은 경기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다른 지역 버스 업계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unhy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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