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라위 PLO 집행위원 "정치적 이유" 지적…美, 언급 거부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스라엘을 비판해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고위 인사가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 비자가 거부됐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PLO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인 하난 아쉬라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내 미국 비자 신청이 거절됐다"며 "거절된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썼다.
아쉬라위는 자신이 사업 또는 관광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 B-1/B-2 비자를 신청했다면서 비자가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자신의 비자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이스라엘을 비판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다.
1960년대부터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을 지속해온 아쉬라위는 PLO 내에서도 미국에 가장 비판적인 인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 12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중동 평화안 도출을 위해 투입된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를 "자칭 이스라엘 지지자이자 옹호자"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아쉬라위는 이런 배경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을 미국 땅에 발붙일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아쉬라위의 이러한 주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며 미국-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깊어지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군사적 요충이지인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 철회 등으로 팔레스타인 측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번 일에 대해 미국 정부는 비자 기록에 대한 보안을 이유로 공식적인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발언이나 시각이 미국에서 합법적이라면 단지 그것만으로 비자를 거부하지는 않는다"면서 정치적 배경에서 비자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아쉬라위의 주장을 부인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을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지도자 오마르 바르구티가 미국 관광 비자 신청이 거부됐다며 이를 "이스라엘의 고조되는 팔레스타인 탄압의 일부"라고 주장했으나 미 정부는 이에 대한 언급 역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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