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역사 국내 최대 어판장 부산공동어시장 공영화 의미는?

입력 2019-05-14 10:58  

56년 역사 국내 최대 어판장 부산공동어시장 공영화 의미는?
1963년 개장해 5대 수협이 출자해 운영하는 '조합공동사업법인'
법인 청산에 출자수협 모두 동의…시 별도법인 설립해 운영계획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국내 최대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부산시가 운영하는 어시장으로 변한다.
부산공동어시장은 1963년 11월 '부산종합어시장'으로 개장해 1971년 1월 20일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총면적은 4만3천134㎡, 하루 최대 위판량은 3천200t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부산에 기반을 둔 5개 수협이 출자해 운영하는 형태다.
이들 5개 수협은 부산시수협, 경남정치망수협,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이다.
그래서 어시장 공식 명칭은 '부산공동어시장 조합공동사업법인'이다.
어시장 직원은 70여명이다.

◇ 공영화는 시장 명칭에서 '공동'을 뺀다는 의미
어시장 공영화는 출자수협이 어시장 전반을 좌지우지하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어시장 공영화를 두고 "지배체제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출자수협들은 최근 시가 내놓은 '부산공동어시장 혁신방안'과 관련해 어시장 법인 청산에 동의하기로 했다.
3개 조합이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시에 보냈고, 나머지 조합도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르면 이달 중에 5개 출자수협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어시장 법인을 청산한 뒤 관련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시는 지분 인수를 마치면 올해 안에 별도법인을 설립해 어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어시장 공영화가 이뤄지면 각종 현안이 해결될지 기대를 모은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대화사업이다.
지난달에 취임한 박극제 어시장 대표이사도 현대화사업 재개를 강조했다.

◇ 공영화로 낡은 시장 현대화사업 재개
어시장은 개장 이후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국내 수산물 위판량 30%를 책임지는 산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73년 현재 위치로 이전한 이후 수산물 유통시스템 등 시설 개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용하는 데 불편을 초래해 왔다.
시는 2016년 10월 기획재정부로부터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비 1천729억원을 확보했다.
시는 기본 및 실시 설계를 마무리하고 올해 공사에 들어가 2022년 사업 완공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11월부터 관련 사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사업비 중 어시장의 170억원가량 자부담(10%) 비용 마련과 대체 위판시설 부족 등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시는 현대화사업이 마무리되면 자갈치 시장에서 송도 해안까지 수산식품 클러스터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2년째 진척이 없다.
어시장 공영화를 앞둔 관건은 출자수협과 시가 진행할 지분 청산 과정이다.

◇ 올해 말까지 공영화?…청산절차 진통 남아
자산 평가와 관련해 양측은 토지 등 유형자산에 있어서 1천억∼1천200억원 수준으로 큰 이견은 없다.
그러나 영업보상금 산정과 향후 운영 수익 등을 두고 신경전이 예상된다.
출자수협은 법인 청산비 산정 과정에서 이런 '미래 수익' 반영을 요구하며 최대한 많은 실익을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 입장에서 이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시는 수협중앙회 지분 투자 등 다양한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법인 청산 동의 여부를 두고 출자수협이 의견 제출 기한 연기를 요청하는 등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어시장 공영화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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