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뒤 행정입원 3배 늘어…"전담 인력 확중·체계적 관리 중요"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21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42)의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이후 한 달간 진주시 관내에서 정신질환자 관련 민원과 신고 접수가 급증했다.
경찰과 시는 현장대응 강화대책을 마련하고 정신질환자 치료 지원 및 관리강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제2의 안인득'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선 창구에서는 폭증하는 민원 때문에 피로감과 함께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15일 진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월 관내 정신질환자 행정입원 신청은 6건(한달 평균 2건), 경찰의 응급입원 의뢰는 93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안인득의 방화·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4월 한 달간 행정입원 신청은 9건, 응급입원 의뢰는 113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진주시에도 이 사건 이후 정신질환자 관련 민원이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시민 관심이 커지면서 '제2의 안인득'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관리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당국은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아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주시는 관내 등록·미등록 정신질환자를 전수조사해 이들 중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환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1천400여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로, 이들 중 폭력 전과가 있거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미등록 정신질환자의 경우 본인이 거부하면 등록조차 하지 못하는 등 제도적인 한계가 곳곳에 가로막혀 있다. 민원은 급증하는 반면 이들을 상담하고 관리할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효과적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진주시는 경찰·소방과 함께 고위험 정신질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관련 기관·단체 등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면서 법안 정비를 위한 토론회 개최 등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 역시 사회 안전망 구축과 더불어 정신질환자 관련 위기상황에 대비한 구조·구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창원·진주시, 하동군과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이를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2일까지 정신질환자의 주민 대상 위협행위에 대한 일제조사도 한다. 이를 통해 확인된 반복 위협행위에 대해서는 위험성 진단을 거쳐 사안별로 상황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생활 주변 상습·악성·경미 범죄 행위자를 분석해 정신질환자나 의심 환자에 의한 사건을 원천 차단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은 사전 치료와 체계적 관리를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며 "사건 발생 뒤 응급입원 등 경찰 조치에 의존하는 것은 재발 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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