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터키 정상, 전화로 시리아 북서부 상황 논의
크렘린궁 "급진조직이 반복적으로 휴전 위반" 지적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시리아 북서부 군사작전에 우려를 전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최근 시리아 이들립 일대에서 계속된 무력충돌을 논의했다고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장이 공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시리아군이 지난 2주간 이들립주에서 긴장완화 합의를 위반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파흐렛틴 알툰 언론청장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민간인, 학교, 병원을 공격하는 행위는 대(對)테러전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지적, 시리아 북서부 군사작전이 '대테러전'이라고 옹호하는 러시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시리아 북서부를 둘러싼 러시아·터키의 협업과 '아스타나 합의'를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들립 지역에서 교전이 격화하면 시리아 전후 체제를 설계할 헌법위원회 구성도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아스타나 합의란 러시아 주도로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옛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시리아 논의 국제회의'에서 도출한 합의를 가리킨다.
알툰 청장에 따르면 두 정상은 '소치 합의'를 유지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에 러시아 대통령실은 정상간 통화 사실을 확인하면서, 급진조직을 문제 삼았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터키쪽 요청으로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크렘린궁은 "급진 무장조직이 반복적으로 휴전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양측은 이들립 상황에 주목하며 시리아 사태의 핵심 사안에 관한 시각을 계속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9월 소치에서 만나 시리아 북서부에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휴전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의 긴장 완화 합의 후 시리아 북서부 대부분이 알카에다 계열 급진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통제 아래 들어갔다.
지난달 말 러시아·시리아군은 '테러조직'의 도발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공격 수위를 높였다.
유엔과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교전 격화로 주민 120명이 숨지고, 18만명이 피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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