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진료·아동 두유 제공 등 활동…"北, 가뭄으로 식량 부족 심각"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예외 승인을 받은 대북 인도지원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의료·영양 지원 등 활발한 방북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은 최근 발간한 소식지에서 "미국인·호주인·노르웨이인으로 구성된 11명이 3월 18일부터 4월 8일까지 3주 동안 북한에 머물렀다"며 "27곳의 결핵·간염·소아 요양소 등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소식지에 따르면 이들은 평양, 개성, 황해남도 해주, 평안남도 평성 등에 B형간염 클리닉을 열어 600여명의 환자를 돌봤고, 농촌 지역도 방문해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다만 북한의 식량 사정 악화는 문제로 지적했다.
CFK는 "가뭄과 지난 여름 고온으로 2018년 옥수수 수확량이 40∼50% 손실됐다는 이야기를 일관되게 들었다"며 "(올해도) 적은 강설량 때문에 가뭄 상태가 봄 모내기 철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3월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캐나다의 민간 대북지원단체 '퍼스트스텝스'는 자체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최근 방문한 평양과 남포 등의 보육시설과 아동용 두유가 공급되는 사진들을 게시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퍼스트스텝스에 이어 인도적 지원 제재 면제 대상이 된 기독교 계열 구호단체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CC) 역시 활발한 대북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MCC는 식수용 여과장치와 위생용품 키트 등의 공급 사업을 계획한 바 있다.
유엔은 원칙적으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인도지원사업은 대북제재의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유엔 회원국,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는 인도지원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신청할 수 있으며, 대북제재위는 심사를 통해 대북 물자 반입을 가능하게 하는 6개월 시한의 예외 승인을 내주고 있다.
다만 제재 면제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보고서에서 인도적 사업에 더 '유연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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