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임병욱(24)은 이번 겨울에 미국에서 타격 과외를 받았다.
저스틴 터너, 대니얼 머피 등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야구 인생을 바꾼 '재야 고수' 덕 래타 코치를 찾아갔다.
지난해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 16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임병욱은 그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비를 들였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43에 그친 임병욱은 주전 중견수로 맞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1할대 빈타에 시달리던 지난달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다.
임병욱은 분을 참지 못하고 배트를 힘껏 그라운드에 내리쳤다. 이때 배트가 부러지는 바람에 파편이 튀면서 왼손 검지가 찢어졌다.
임병욱은 부상 부위를 치료하느라 3주 가까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지난달 26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 맞춰 1군에 복귀했다.
누구를 탓하기 어려운 부상으로 재활 기간을 보낸 임병욱은 그러나 그 시간이 약이 된 듯했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만난 임병욱은 "부상으로 빠져서 팀에 미안했지만, 내게는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군에 내려가 있으면서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러니까 답이 나오더라"며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됐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내려놓고, 야구장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마음을 먹으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임병욱은 복귀 이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14일 한화전에서는 6번 타순에 배치됐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406(32타수 13안타) 9타점을 터트렸다.
임병욱은 강병식 타격코치에 대해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강병식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타격 자세나 멘털 적인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며 "코치님이 옆에서 지지해주신 게 무척 컸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정답이 없는 야구에서 임병욱은 지난겨울 래타 코치에게서 정답을 찾으려고 했다.
투자한 만큼의 확실한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는 "올해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타율을 올린다든지,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욕심을 버리고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 수비에서 그리고 주루 플레이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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