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부처·제약바이오기업 공동 간담회…"현장 의견 듣겠다"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육성 집중해야…민·관·학 손잡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가 '제2의 반도체' 같은 기간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이 충분한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혁신 주체인 기업과 조력자인 정부가 긴밀히 협력한다면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도 반도체에 버금가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획재정부는 1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바이오헬스 혁신 민관 공동 간담회'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는 관계부처 장관들이 직접 바이오헬스산업 현장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같은 유관기관과 유한양행[000100], 셀트리온[068270]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9곳이 참여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헬스산업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면서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벤처캐피탈의 바이오헬스산업 투자는 2017년 3천788억원에서 지난해 8천417억원으로 122% 증가했다.
일자리와 기술수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제약·의료기기 등 제조업과 보건의료서비스 분야에서 최근 5년간 17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 2013년 70만명 수준이었던 바이오헬스산업 일자리는 지난해 87만명으로 늘었다.
2016년 이후 33개 신약 후보 물질을 기술수출해 약 10조원의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바이오헬스산업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장중심형 발전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전후방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해외시장 개척 등 산업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임상시험 및 인허가 기간 단축, 의료데이터 활용 등 규제개선과 제약바이오 수출 지원 등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특히 바이오헬스산업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데 업계의 의견이 모였다. 유망한 스타트업이 태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성화해 전체 산업의 성장을 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바이오헬스 분야의 스타트업 창업과 육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한 뒤 "셀트리온은 먼저 이 분야에 진입한 기업으로 업계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우선 본사가 위치한 인천시에 연구시설 등을 증설하고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인천시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바이오헬스 스타트업과 (관련 산업을 견인할) 앵커 기업이 연계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유망한 초기 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민·관·학이 모두 손잡고 정부도 부처 간 경계를 허물고 산업 육성을 위해 힘을 모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의 건의사항을 수렴해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 정책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바이오헬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안전하고 품질 높은 의약품 개발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규제혁신 추진단의 활동을 통해 산업을 저해하는 규제 요인을 전면 재검토하고 혁신 의료제품의 신속한 허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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