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팀 창단 후 48년만…교황, 여성 역할 강조하며 힘 실어줘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세계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이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축구팀을 창단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디언 등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팀원의 절반 이상은 바티칸 교황청의 여직원과 남자 직원 부인·자녀 등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축구 경력이 있는 수준급 선수는 주장이자 스트라이커인 카메룬 출신 여성 등 3명에 불과하다.
여자축구팀 창단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신적으로 큰 힘을 줬다고 한다.
교황은 작년 바티칸 여성협회에서 한 연설에서 여성들이 교황청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팀 매니저인 다닐로 젠나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여성들에게 상당한 자극을 줬다"면서 "여자축구팀 창단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티칸에는 이미 48년 역사의 남자축구팀이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여성들에게도 스포츠를 즐길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현재 팀에 '수녀' 선수는 없지만, 팀에서 뛰기를 원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그는 전했다.
바티칸 여자축구팀은 오는 26일 이탈리아 여자 축구 세리에A 리그의 AS로마와 친선경기를 통해 공식 데뷔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건너가 국제무대에도 데뷔한다.
AS로마는 2018∼2019시즌 세리에A 12개 팀 가운데 4위에 올랐다.
바티칸 여성협회 사무총장으로 여자축구팀 창단을 주도한 수잔 볼피니는 "30대 0으로 져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프로 선수를 경험할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티칸은 올 1월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에 참가할 목적으로 육상팀을 창단했다. 팀은 교황청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 신부, 약사 등으로 구성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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