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당, 자충수 두나…스웨덴 '환경 지킴이' 소녀 맹공

입력 2019-05-15 16:23  

독일 극우당, 자충수 두나…스웨덴 '환경 지킴이' 소녀 맹공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환경 지킴이' 소녀를 겨냥한 인신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AfD는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후 변화와 관련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키로 하는가 하면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에 대한 조롱도 멈추지 않고 있다.
심포지엄에는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몇몇 학자들이 초청됐고 이들을 통해 주류 기후학계에 대한 날선 반론이 개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AfD는 2017년 원내 정당이 된 뒤 기후 변화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를 부인하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우파 유권자들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툰베리가 기후 변화 대응을 앞장서 촉구하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환경 지킴이 소녀로 큰 주목을 받자 이 문제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AfD 당원들은 최근 툰베리에 호응하는 학생들의 등교 거부 시위가 벌어지는 현장에서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전단을 배포하기도 했다.


유럽 의회 선거가 다가오자 툰베리에 대한 인신 공격의 강도도 높여가고 있다. AfD가 내세운 의원 후보들은 툰베리를 나치청소년 조직 멤버에 빗대는가 하면 툰베리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정당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산화탄소 컬트(CO2 cult)'나 '기후 변화 패닉', '기후 세뇌'와 같은, 공격적인 용어들을 동원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민간단체 '전략적 대화 연구소(ISD)'의 야콥 굴 연구원은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것이 AfD의 정강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AfD는 2016년부터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후 변화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었고 최근에는 이런 입장을 더욱 활발하게 전파하려고 작정한 것이 확연하다는 것이다.
굴 연구원은 툰베리가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것처럼 때로는 아주 비열한 인신 공격을 가하는 데는 기성 정치권을 비이성적인 정당들이라고 매도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그린피스의 기후 변화 활동가 카르스텐 슈미트는 AfD가 심포지엄에 가짜 전문가들을 불러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량으로 전파할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인터넷 영역에서 증오와 분노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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