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강간범보다 낙태 집도의가 더 엄한 처벌?" 분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일부 주(州)의 낙태 금지법 채택으로 불붙은 미국 내 낙태 찬반 논쟁에 스타들도 가세했다.
낙태 금지법 제정에 반발한 스타들의 낙태 경험 고백도 잇따랐다.
영화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낙태는 안전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 말고도 여성에겐 감정적으로 충분히 힘든 일"이라며 "나도 2년 전에 긴급 낙태수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헬보이', '레지던트 이블' 등에 출연한 요보비치는 당시 임신 4개월 반인 채로 동유럽에서 촬영하다 조기진통이 와서 마취도 하지 않은 채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 내가 겪은 가장 끔찍한 일이었다. 여전히 악몽을 꾼다. 그때 난 혼자였고 의지할 곳도 없었다"고 돌아봤다.
요보비치는 "어떤 여성도 낙태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필요할 때 안전하게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내 경험을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것이 위험에 처했을 때 침묵하고 있을 순 없었다"고 썼다.
미국 드라마 '굿 플레이스'에 출연한 영국 여배우 자밀라 자밀도 트위터를 통해 "어렸을 때 낙태를 했다"고 고백했다.
자밀은 "그건 지금까지 내가 했던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며 "나 자신에게도, 원치 않고 준비되지 않았던 내 아기에게도 그렇다"고 말했다.
여배우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비지 필립스는 트위터에 "오늘 밤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내 낙태 경험을 얘기했다"며 "여성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동안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여성 4명 중 1명이 낙태를 경험했다. 많은 이들이 주변에 낙태한 사람들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누가 낙태를 경험했는지 알지 못했다"며 '당신은 나를 알고 있다'(#youknowme)라는 해시태그로 낙태 경험을 공유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의 고백은 낙태 찬반론자들의 격전지가 됐다.
14일 앨라배마주에서 성폭행 피해와 근친상간을 포함한 모든 경우에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자 스타들의 반발 목소리는 더 커졌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앨라배마주의 낙태 금지는 잔혹한 일"이라며 "그러니까 대부분의 강간범보다 낙태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도 앨라배마주 법안이 알려진 후 트위터에 "절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래서 투표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주에 앞서 켄터키, 오하이오, 조지아주 등 6개 주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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