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감독 "40만원 내고 48시간 기다리라더니 다시 나가라더라" 분노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칸 영화제 주최 측이 생후 4개월의 아기를 동반한 여성 감독의 행사장 입장을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주최측은 고가의 아이용 입장권을 별도로 구매하라고 요구하면서 발권에 48시간이 걸린다는 황당한 응대를 했고, 이어 또 다시 행사장에서 나가라는 요구로 화를 돋웠다는게 여성 감독의 주장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생후 4개월된 아들을 동반하고 칸 영화제 행사장에 갔던 배우 겸 감독 그레타 벨라마시나가 터무니없는 취급을 받고 항의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라마시나의 영화(Hurt By Paradise)는 전날 개막한 칸 영화제의 필름마켓(Marche du Film)에 참여했다.
벨라마시나는 아기를 데리고 필름마켓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입구에서 제지당했고, 거친 항의 끝에 겨우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최 측은 논쟁 끝에 그들을 들여보냈지만 이후 아이를 위해 300유로(40만원)짜리 입장권을 별도로 끊어야 한다고 했고, 심지어 돈을 내더라도 표를 받는 데 48시간이 걸린다는 황당한 응대를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결국 주최측은 그들에게 행사장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벨라마시나는 덧붙였다.
그 뿐만 아니라 주최 측은 유모차를 소지한 경우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벨라마시나의 화를 돋웠다고 한다.
그는 "이런 후진적인 태도에 분노한다"며 "여성 감독들이 영화산업에서 평등을 위해 더 많은 장애물에 부딪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벨라마시나는 "내 영화는 젊은 '싱글맘'이 작가로서 자신의 삶에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 속 일부 장면에서 주인공이 하대를 받지만, 오늘 내가 엄마로서 당한 무례한 행동을 당한 적은 없다"고 꼬집었다.
칸 영화제 측은 올해 행사부터 어린 자녀를 둔 사람들을 위해 추가 입장권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벨라마시나가 왜 아들을 위한 추가 입장권을 받지 못했는지 불분명하다. 주최 측은 이번 소동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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