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었던 프로축구 수원 수비…스리백에서 답 찾았다

입력 2019-05-16 09:56  

길 잃었던 프로축구 수원 수비…스리백에서 답 찾았다
포백 시스템에서 개막 3연패…스리백 전환 후 점차 승점 쌓아
이임생 감독 "현재 자원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게 스리백"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이번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사령탑에 부임한 이임생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쳐 보이겠다고 예고했다.
그의 말대로 수원은 시즌 초반 라인을 끌어올리고 끊임없이 전진하는 축구 스타일을 선보여 '임생무퇴'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는 재미는 확실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1-2로 졌고, 전북 현대와의 2라운드 대결에서는 0-4로 대패했다.
이번 시즌 1부로 승격한 성남 FC와의 3차전마저 1-2로 내주며 수원은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매 경기 두 골 이상씩을 실점한 수비력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4라운드 대결에서 비로소 첫 승을 따냈지만, 한골을 내준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5라운드 상대는 당시 상위권을 달리던 상주 상무였다.
개막 후 줄곧 포백 수비를 사용하던 이임생 감독은 전술 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원은 조성진-민상기-구자룡이 호흡을 맞춘 스리백 수비로 상주전에 나섰다.
세 선수 모두 중앙수비수로 분류되는 자원들이었다.
기존 포백 시스템에서 측면 수비를 담당했던 홍철은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상주전에서 수원은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0-0으로 비겨 승점 1을 챙겼다.
개막 후 처음으로 치른 무실점 경기였다.
이후 수원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스리백을 사용했다.
성적이 따라왔다. 3패로 시즌을 시작한 수원은 상주전을 포함한 이후 7경기에서 2승 4무 1패를 거뒀다.
순위도 8위(승점 13)까지 끌어올렸다.
승수는 많지 않았지만, 수비 구멍으로 지는 경기의 수가 확실히 줄면서 조금씩 승점을 쌓았다.
15일 대한축구협회컵 16강 전에서도 스리백을 들고나온 수원은 광주 FC를 3-0으로 완파하고 이번 시즌 처음으로 공식경기 연승을 달렸다.


수원에 포백보다 스리백이 더 어울린다는 것은 지난달 7일 강원 FC 전에서 잘 드러났다.
포백으로 경기를 시작한 수원은 전반을 0-0으로 마친 후 후반 들어 미드필더로 나선 한의권을 빼고 수비수인 민상기를 넣어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공격수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점에 수비를 보강한 이임생 감독의 선택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결과는 수원의 2-0 승리였다.
뒷문이 안정되자 공격까지 함께 살아난 결과였다. 수비에 무게를 싣는 스리백으로 전환했음에도 수원은 후반 들어 2골을 몰아쳐 강원을 꺾었다.
이 감독은 FA컵 광주전을 앞두고 "스리백과 포백 중 현재 선수 자원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게 스리백이라고 판단했다"며 수비 전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원래 추구했던 전술은 포백을 기반으로 한 공격축구였지만, 현재로서는 승점을 따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실점이 적었다면 계속 포백을 썼겠지만, 너무 실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추구하던 '임생무퇴' 공격축구에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단단해진 수비로 안정감을 찾은 수원은 한 단계씩 전진하고 있다.
수원은 18일 리그 선두를 달리는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공식경기 3연승에 도전한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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