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 사실상 두 곳으로 압축…이르면 2021년 착공될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 안에 수도 이전 예정지를 결정하고 2024년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CNN 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수키 하디물요노 공공사업·국민주택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가개발기획원(Bappenas), 토지청(BPN)과 공동 진행 중인 수도 이전 관련 연구가 곧 완료된다고 밝혔다.
그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에게 늦어도 7월 전에는 연구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수도 이전 예정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수도의 입지를 정하는 데는 도로 연결성과 기존 공항시설과의 인접도, 풍부한 식수원 등이 중요한 조건이라면서 현재로선 중앙칼리만탄주(州)와 동(東)칼리만탄주(州) 등 두 곳을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조코위 대통령은 이달 초 동칼리만탄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군(郡)의 부킷 수하르토 지역과 중앙칼리만탄주 팔랑카라야, 팔랑카라야 인근 카팅안군(郡)과 구눙마스군(郡), 풀랑 피사우군(郡) 등을 시찰했다.
이중 팔랑카라야는 인도네시아의 국부(國父)인 수카르노 전 대통령이 네덜란드의 식민통치 잔재를 씻어낸다는 의미로 수도를 이전하겠다며 1950년대에 국토 중앙에 건설한 도시다.
하지만, 바수키 장관은 "중앙칼리만탄은 새 도로가 건설됐지만 맑은 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동칼리만탄은 기존 국제공항이 있고, 고속도로와 댐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면서 부킷 수하르토의 입지 조건이 더 나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개발기획원장을 겸임하는 밤방 브로조느고로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은 2021년께 착공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2024년에는 새 수도가 새로운 정부 중심지로 기능할 준비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밤방 장관은 내년도 국가 예산부터 수도 이전 관련 예산이 편성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29일 각료회의를 통해 자바섬 이외 지역으로 수도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자바섬에는 현재 인도네시아 인구의 57%가 몰려 있고, 경제력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
특히,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 급증 등의 영향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는 바람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졌으며, 지나치게 높은 인구밀도와 인프라 부족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수도를 이전하더라도 자카르타는 여전히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게 인도네시아 정부의 입장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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