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절반 차지…위탁물량 확보로 공장 가동률 끌어올려야
사측 "분규에 경쟁력 약화…하지만 부산공장 경쟁력은 여전"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르노삼성차가 11개월을 끌어온 노사분규를 사실상 타결하면서 공장 정상화 시동을 건다.
당장 발등의 불은 내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물량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을지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모두 21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이 가운데는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10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2014년부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을 시작한 닛산 로그는 지금까지 부산공장 가동률 유지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9월로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 데다 올해 생산물량도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어든 6만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르노삼성차가 XM3 수출용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닛산 로그 이후 생산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량은 내수와 자체 수출물량을 포함하더라도 연간 10만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현재 2교대 근무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피해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후속 물량으로 XM3 유럽 수출용 신차를 배정받는 데 주력해왔다.
르노삼성차는 XM3 개발에 직접 참여했고 국내 판매용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도 갖출 예정이어서 수출용 신차 물량 배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노사분규가 길어지면서 안정적인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생산비용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용 신차 배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그 사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보다 생산비용이 낮은 스페인 바야돌리드공장이 XM3 유럽 판매용 차량 생산 후보지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르노그룹은 당초 3월 초까지 XM3 신차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여파로 결정을 올해 상반기까지로 미뤘다.
르노삼성차 노사가 5월 들면서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들어간 것도 XM3 수출물량 배정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신차를 출시하면 글로벌 공장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생산 경쟁력을 따져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며 "분규 여파로 르노삼성차의 경쟁력이 약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생산성과 기술개발력 등을 고려할 때 부산공장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이 15일 경기도 용인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옛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가 르노그룹의 핵심 연구자원으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삼성차가 지난 3월 르노그룹 지역본부 재편에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으로 소속이 바뀐 점도 수출용 신차 배정을 포함한 미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수출용 신차를 생산하면서 장기적으로 동남아, 중동, 인도, 아프리카 등으로 신규 수출시장을 넓힐 수 있다.
르노삼성차가 XM3 수출용 물량을 위탁 생산하게 되면 당장 내년부터 내수용 3만여대, 수출용 3만∼5만여대 등 추가 물량이 확보돼 닛산 로그 물량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차량 생산분을 합쳐 연간 생산량은 20만대 수준에 육박해 공장 가동률도 유지하고 근무형태도 2교대로 지속할 수 있게 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그룹 내 핵심자원으로 더 많은 성장과 진보를 이끌어 갈 것"이라며 "앞으로 노사가 힘을 합쳐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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