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날 죽이려 한다"…방화범 마약 취해 호텔 방화

입력 2019-05-16 12:01   수정 2019-05-16 16:23

"누군가 날 죽이려 한다"…방화범 마약 취해 호텔 방화
범행 3일 전 필로폰 투약…조현병 의심 증세로 올해만 7차례 치료
방화치상·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영장 신청 예정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김선형 기자 = 대구 인터불고 호텔 방화범이 마약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인터불고 호텔 방화 용의자 A(55)씨를 상대로 소변 검사를 한 결과 마약 투여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안재경 형사과장은 이날 수사 브리핑에서 "용의자는 마약 전과가 있고 범행 3일 전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화) 피해가 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이 제일 없는 곳(호텔 로비)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필로폰은 우연히 길에서 만난 교도소 동기에게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 당시 A씨는 출동한 경찰관을 제 발로 찾아가 "누가 불을 질렀는지 안다"고 소리치며 "누군가 자꾸 나를 감시하고 죽이려고 해 사실은 내가 호텔에 불을 질렀다"고 자수했다.
그는 범행 당일에는 유치장에서 계속 자며 진술을 거부했으나 이날 오전 7시부터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를 받고 있다.
20년 전부터 환청, 과대망상 등 조현병 증세에 가까운 정신질환을 앓았으며, 올해에만 7차례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달 4월 17일 치료를 마지막으로 병원은 찾지 않았으나, 치료약은 2년 전부터 꾸준히 먹은 것으로 추정됐다.
가족과 의사는 "입원 치료를 권했으나 A씨가 매번 거부했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 호텔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별관 1층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르다가 손에 불이 붙자 놀라 달아나는 모습이 찍혔다.
불은 옆 직원 휴게실로 번져 휴게실 내부를 모두 태웠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손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 호텔 카지노 관계자와 지인 사이인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48차례 이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칼과 톱 등 공구와 기름통 5∼6개가 들어있는 A씨 차도 발견했다.
A씨는 흉기는 자신의 손을 자르기 위해 챙겨뒀으며, 기름통 8개는 인근 주유소에서 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 20분께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호텔 내부 약 50평(165㎡)을 태웠고 투숙객 등 36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이 중 26명이 연기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50대와 소방관 152명 등을 투입해 40여분 만에 진화했다.

suho@yna.co.kr, sunhy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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