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겨울철 스모그가 걷히면 다소 주춤해졌던 인도 수도 뉴델리의 대기오염이 올해는 5월에도 여전히 최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겨울 스모그 대신 엄청난 양의 모래 먼지와 재가 밀려들면서다.
16일 인도 힌두스탄타임스와 인도 중앙오염통제위원회(CPCB) 등에 따르면 뉴델리 지역에서는 5월 들어 4일 넘게 인도 공기질지수(AQI)가 300 이상을 기록했다.
다른 날도 대부분 20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등 공기 질이 좋지 않은 날이 이어졌다. 300∼500대를 넘나드는 겨울철 AQI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인도 AQI 지수는 201∼300은 '나쁨', 301∼400은 '매우 나쁨', 401 이상은 '심각'을 뜻한다.
초미세먼지(PM 2.5, 지름 2.5㎛ 이하) 기준으로도 5월 들어 뉴델리에서는 4일이나 이 농도가 250㎍/㎥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 농도가 500㎍/㎥을 초과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연평균 PM 2.5 농도의 안전 기준은 10㎍/㎥이다.
각종 축제 폭죽 먼지, 난방·취사용 폐자재 소각 연기, 추수 후 논밭 소각 재 등 뉴델리의 겨울 대기를 어지럽힌 여러 요인이 사라지면 봄철 이후 공기 질이 개선되곤 했지만, 올해는 예외인 셈이다.
이처럼 뉴델리의 5월 공기가 최악 상태에 머무른 데는 무엇보다 모래폭풍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 북서부 사막지대에서 잇따라 인 거대한 모래폭풍이 서풍을 타고 뉴델리를 덮친 것이다.
여기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뉴델리 인근 주(州) 숲 4천여 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 이로 인한 재가 뉴델리 하늘을 덮었다.
아울러 농작물 쓰레기를 태운 재와 낡은 경유차가 뿜어내는 매연 등도 여전히 뉴델리 공기에 악영향을 주며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인도 의학연구위원회(ICMR)는 2017년 인도의 대기오염 관련 질환 사망자 수가 124만여 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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