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절반 이상의 유럽인이 앞으로 10∼20년 내로 유럽연합(EU)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유럽외교협회(ECFR)가 글로벌 인터넷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EU의 해체를 예견했다고 전했다.
이 조사는 프랑스·독일·벨기에·이탈리아·네덜란드·오스트리아 등 14개 EU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항목 중 '10∼20년 내로 EU가 해체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슬로바키아 국적 응답자의 66%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프랑스 응답자의 58% 역시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의 비율이 50% 미만으로 나타난 국가는 14개국 중 스웨덴(44%)·덴마크(41%)·스페인(40%)뿐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EU 국가 간 갈등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으며, 프랑스와 폴란드 응답자의 3분의 1가량은 '전쟁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성향은 특히 오는 23∼26일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서 기권하거나 극우정당 소속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인 응답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 지지자의 46%와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자의 41%가 이런 견해를 나타냈다.
또 '월말에 남는 돈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독일 국적 응답자 중 3분의 1만 '그렇다'고 답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응답자 중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자국 정치'나 'EU 차원의 정치' 혹은 둘 다 망가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4분의 3에 달했으며, 특히 프랑스 국적 응답자는 15%만 정치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유럽인의 절반 이상이 EU의 해체를 전망하면서도 대부분의 유럽인은 EU에 호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EU 여론조사기관인 유로바로미터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유럽인의 3분의 2가 EU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198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선 유고브 조사에서 응답자의 92%는 EU가 해체될 경우 손해를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EU 국가 간 무역이나 여행이 까다로워지거나 다른 EU 국가에서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것 등에 대한 우려를 그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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