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 ⑭ 고유종 미더덕·외래종 오만둥이 '닮았지만 격이 달라'

입력 2019-06-02 08:01   수정 2019-06-03 07:54

[알쏭달쏭 바다세상] ⑭ 고유종 미더덕·외래종 오만둥이 '닮았지만 격이 달라'
'바다의 더덕'이란 불리는 미더덕…씹는 맛과 독특한 향이 일품
혼동하기 쉬운 미더덕·오만둥이 '구입 시 꼭 물어봐야'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멍게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크기는 훨씬 작은 미더덕.
어찌 보면 더덕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다.
여하튼 미더덕은 물에 사는 더덕이라고 해서 현재 이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미'는 '물'(水)의 옛말이다.
오도독 씹는 맛이 좋고 독특한 향이 일품이라 뭍에서 나는 더덕 못지않다.
미더덕은 척삭동물문 해초강의 미더덕과에 속하는 수중생물로 전체 길이가 5∼10㎝로 황갈색을 띤다.

껍질은 섬유질로 돼 있는데 먹을 때는 이를 벗기고 먹는다.
산란은 7∼9월에 15∼21도 수온에서 이뤄진다. 어릴 때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서 해류를 따라 떠다니다가 조금 자라면 바닥에 붙어 자란다.
3∼4월이 주 성장기로, 2∼15도 정도 찬물에서 잘 자라며 수온이 20도 이상이 되면 잘 자라지 못한다. 알이 차오르는 4∼5월이 가장 맛이 좋다.
미더덕은 우리나라 전 연안은 물론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에 분포한다.
주로 연안 수심 20m 이내 수중 돌, 바위, 암초 등에 달라붙어 산다. 규조류, 원삭동물, 요각류, 연체류, 유생 등을 먹이로 섭취한다.

미더덕은 특히 가두리양식장과 배 바닥에 많이 붙어 있는데 장비 없이 잠수해 채취하는 나잠어업을 통해 잡기도 하고 양식도 많이 한다.
미더덕과 혼동하기 쉬운 것으로 주름미더덕 '오만둥이'가 있다.
오만둥이는 미더덕보다 향이 덜하고, 껍질이 두껍다.
값도 미더덕보다 싸다. 하지만 부드럽고 쫄깃하며 식감이 독특하다. 다양한 찜이나 찌개류에 넣는다.
통영 바다에서 주로 양식되는데 미국 등지에서 들여온 외래종으로 알려져 있다.
오만둥이는 '흰 멍게'나 '오만디', '오만득이', '만득이' 라고도 불린다. 미더덕과 달리 7∼9월에 산란하고, 10∼12월에 수확해 먹는다.
미더덕은 수분이 많고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비타민 E, 비타민 B 일종인 엽산, 비타민 C, 철분, 고도불포화 지방산인 EPA, DHA 등이 들어 있다.
수확기인 4∼5월에 채취한 미더덕은 그 이후에 채취한 것보다 맛 성분인 유리 아미노산 함량이 2배가량 높고 EPA와 DHA도 풍부하다.
미더덕을 살 때는 몸통이 통통하고 특유의 향이 강한 것이 좋다. 황갈색을 띠는 미더덕은 붉은색을 나타낼수록 상품으로 쳐준다. 이중 참미더덕은 작은 것이 좋다.
미더덕을 조리 후 먹을 때는 안에 든 물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씹어먹으면 입안을 델 수 있으므로 막을 터뜨려 물을 빼는 것이 좋다.
물을 빼낸 미더덕은 모래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여러 번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씻은 미더덕은 물기를 뺀 다음에 비닐 팩 등에 넣어 냉동 보관하면 된다.
미더덕은 회나 회덮밥, 찜, 조림, 부침, 국, 미더덕 회덮밥 등 여러 요리에 사용된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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