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면 밀성 박씨 전국군파 종중 재실 내 비석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지곤(63) 씨는 지난 2월 3일 밀양시 청도면 고법리 밀성 박씨 전국군파 종중 재실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재실 비각 안에 있는 비석이 흠뻑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비석 표면에 물방울이 맺혀 마치 땀처럼 흐르고 있었다.
밀성 박씨 전국군파 종중 재실은 1992년도에 세워졌다.
박 씨는 "집이 재실 바로 옆에 있어 매일 들르다시피 하는데 비석이 땀을 흘려 깜짝 놀랐다"며 "날씨가 좋았는데 비석 전체에 땀이 맺혔고 아래가 흥건히 젖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땀이 너무 흘러내려 수건으로 짤 정도였다"며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라 신령한 기운이라 생각하고 후손들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빌었다. 비석에 여러 번 절도 했다" 말했다.
박 씨는 그날 이후로는 재실 비석이 땀을 흘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밀양에는 무안면 홍제사에 있는 표충비(경남도 지정 유형문화재)가 땀 흘리는 비석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경험에 따라 땀 흘리는 비석이 두 개로 늘어난 셈이다.
표충비는 조선 영조 18년(1742년)에 세워졌다.
임진왜란 때 국난 극복에 앞장선 사명당 송운대사를 기릴 목적으로 5대 법손 남붕스님이 세운 돌비석이다.
표충비는 국가적 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
동학농민혁명, 8·15광복, 6·25 전쟁 전에 땀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과학계는 비석 표면에 물방울이 땀처럼 맺히는 것을 결로(結露)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기가 함유한 수분이 온도 차가 있는 물체 표면에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이 결로다.
표충비나 밀성 박씨 전국군파 재실 비석에 생긴 땀은 수분을 많이 머금은 공기가 찬 비석 표면에 닿아 마치 땀을 흘리는 것처럼 물방울이 맺혔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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