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경 넘었다가 붙잡힌 과테말라 출신 2세 아기 사망

입력 2019-05-17 11:43  

美 국경 넘었다가 붙잡힌 과테말라 출신 2세 아기 사망
지난해 12월 이후 구금 미성년자 4명, 건강악화로 목숨 잃어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달 부모를 따라 미국 국경을 넘었다가 국경순찰대에 붙잡힌 과테말라 출신 2세 아동이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14일 숨졌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년은 지난달 3일 엄마와 함께 국경을 넘으려다 텍사스 엘패소에 있는 국제 다리에서 국경순찰대에 붙잡혔다.
구금된 이후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이 소년은 폐렴 진단을 받고 텍사스주 엘패소에 있는 어린이 병원에서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왔다.
구금된 뒤 미성년자가 질병 등으로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과테말라 출신 7살 소녀가 구금 중 탈수와 쇼크 증세를 보이다 숨졌고 또 다른 과테말라 출신 8세 소년도 구금시설에서 고열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다 병원 이송 후 몇 시간 만에 사망했다.
지난달 30일에도 건강악화로 병원 치료를 받던 과테말라 출신 소년(16)이 숨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구금됐다가 건강이 나빠져 목숨을 잃은 미성년자는 4명이나 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제시 모랄레스 로케토 미국 이민자 단체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 회장은 "우리 정부에 구금당한 아이가 죽는 것은 끔찍한 비극"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미국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멕시코 구금시설에 몸이 묶여버린 아이들의 사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5일 멕시코 구금시설에 있던 과테말라 출신 소녀(10)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열악한 위생 환경에 노출된 채 장거리를 이동한 불법 이민자들은 구금 이후에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많은 불법 이민자가 몰리면서 수용시설 등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출입국 시스템이 이미 한계상황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경순찰대가 남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를 체포한 건수가 4월 한 달에만 9만9천건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해결책으로 국경 지대 6곳에 이민자 약 7천500명을 수용할 텐트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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