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400명 HIV 집단 감염…파키스탄 남부 도시 '패닉'

입력 2019-05-17 13:44  

어린이 400명 HIV 집단 감염…파키스탄 남부 도시 '패닉'
의사가 오염된 주사기 '재활용'…어른 감염자도 100명 발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남부의 한 도시에서 어린이 400여명 등 500여명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지 주민 사회가 패닉에 빠졌다.
이 같은 집단 감염은 현지 한 의사가 오염된 주사기를 재사용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보건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17일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州)의 에이즈 관리팀이 최근 라르카나시 주민 1만3천800명을 대상으로 HIV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어린이 410명과 성인 100명이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
신드주 당국은 이달 초 환자에게 HIV를 감염시킨 혐의로 현지 의사 무자파르 간가로를 체포해 관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간가로는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를 계속 사용하며 환자를 치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HIV에 걸린 상태였다.
경찰은 간가로가 고의로 HIV를 퍼트렸는지를 조사하는 중이다. 그는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 등 가족의 HIV 감염 소식을 접한 라르카나시 주민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살짜리 딸이 HIV에 감염된 니사르 아메드는 "어린이들을 감염시킨 그 의사를 저주한다"고 울부짖었다.
역시 4살 난 딸이 HIV 양성 반응을 보인 한 주민은 "앞으로 누가 우리 아이와 놀아주겠냐"며 아이가 큰 뒤에는 누구와 결혼할 수 있겠느냐며 슬퍼했다.
현재 인구 2억명인 파키스탄에서 HIV에 걸린 이의 수는 2만3천여명 수준이다.
비교적 감염률이 낮은 편이지만 최근 오염된 주사기를 사용하는 마약 투여자와 성매매 종사자를 중심으로 감염자 수가 크게 느는 것으로 전해졌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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