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수환 추기경 설립 주도 첫 국내입양 전문기관
30년간 아기 3천명 거쳐가…19일 기념 미사·사진전·바자회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우리 아기, 우리 손으로'를 표방하며 국내입양을 전문으로 해온 천주교 성가정입양원이 19일로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17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성가정입양원은 1989년 5월 당시 서울대교구장인 고(故) 김수환 추기경 주도로 설립됐다.
김 추기경은 그해 서울에서 개최된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기념사업으로 국내입양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을 만들겠다는 뜻을 세웠다.
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아이들이 같은 문화·언어권에서 자라며 해외 입양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없이 건강한 인격체로 크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낙태 반대, 생명 존중'을 외쳤던 김 추기경은 낙태의 대안으로 '아이를 낳으면 교회가 키워 부모를 찾아주겠다'는 뜻을 성가정입양원을 통해 실천했다.
지난 30년간 성가정입양원을 거쳐 간 아기는 3천여 명에 이른다.
성가정입양원은 1996년 미혼모자시설 '성심의 어머니집'(현 마음자리)을 부설한 뒤 2001년 독립시켰다. 2005년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장애 영유아 전문시설 '디딤자리'를 독립시켜 돌봄과 이들을 위한 입양을 돕고 있다.
김 추기경은 교구장 은퇴 이후 지병으로 거동이 힘들기 전인 2007년까지 격주로 입양원을 찾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고 한다.
성가정입양원은 국내입양 사업 외에도 국내입양 활성화, 건전한 입양문화 조성,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2000년에는 입양부모 모임인 '참사모'를 발족했다.
성가정입양원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입양원 앞마당에서 설립 3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한다. 그간 입양사업에 헌신한 봉사자와 후원자에게는 표창을 준다. 이날 정오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사랑나눔·사랑이음' 바자회와 사진전도 열린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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