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창작 발레 '호이 랑' 여수서 세계 초연
서양의 발레와 한국적인 스토리 만나…"세계 무대 진출 기대"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적인 소재와 서양적인 발레가 합쳐진 동화를 보는 듯한 작품입니다"
국립발레단 강수진 예술감독은 창작 발레 '호이 랑'의 첫 무대를 앞두고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강 감독은 17일 오후 전남 여수시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세계 초연 무대에 앞서 "보고 있으면 월트 디즈니의 작품을 보는 느낌이 들 만큼 한순간도 심심한 느낌이 없다"며 "호두까기 인형처럼 모든 사람이 즐겁게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갈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첫 무대로 여수를 선택한 데 대해선 "발레가 대중화되어 많은 분이 보고 싶어하지만, 지역에서 못 올라오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다행히 이번에는 창작 발레를 시작하면서 모든 일정이 잘 맞아 아름다운 도시에서 초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적인 소재를 작품으로 올린 데 대해 강 감독은 "여리면서도 강인한 한국적 여성의 미를 잘 나타내고 있고, 효심 역시 한국적인 특별함이 있는 작품"이라며 "좋은 작품으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고 수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어 "국립발레단이 만든 '호이 랑'은 어느 발레단에도 없는 작품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느 나라에서 공연하더라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이 랑'은 대한제국 시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지극한 효심과 사랑을 담은 여성의 성장 드라마를 그린 전막 발레다.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하고 군대에 들어가 적군을 물리치는 '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남성적이고 웅장한 춤과 다부진 '랑'의 움직임을 발레로 표현해야 해 무용수들의 에너지 소모가 큰 작품이다.
무엇보다 80인조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
예울마루 측은 오케스트라를 위해 좌석을 확장해 관객들이 생생하게 듣고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작품을 연출한 서재형 감독은 "제목인 '호이'는 '헬로우'라는 외국어의 의미가 있고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며 "'힘내자'라는 의미가 관객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효형 안무가는 "이미지로 국한되는 작품이 아니라 스토리를 전달해야 해서 민속적이거나 극사실적인 느낌은 배제해 새로운 스타일의 발레가 탄생한 것 같다"며 "책장을 넘기는 느낌에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이 랑'은 오는 31일과 6월 1일에는 울산에서 선을 보인 뒤 11월 6∼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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