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옮겨붙은 목재 1천t 달하고 화염 거세…물 뿌려도 증발할 뿐 스며들지 못해
화염 온도 1천200도…"2차 사고 날 수 있어 자연 연소 기다리는 중"
(진천=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충북 진천의 한 숯 공장에서 난 불이 40여 시간째 잡히지 않고 있다.
불이 붙은 숯 제작용 목재가 워낙 많은 데다 화염이 근접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 자칫 2차 사고 발생 위험이 있어 소방관들이 접근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이다.
17일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시께 진천군 덕산면 화상리 한 숯 공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진천소방서는 숯 공장 내 분전반에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은 2층짜리 조립식 패널 1동 일부(850㎡)를 태워 재산 피해는 3천800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불길은 쌓아놓은 나무로 옮겨붙으면서 거세졌다.
무려 1천t에 달하는 목재가 쌓여 있어 화력이 센 데다 불 온도가 1천200도에 달해 물을 뿌려도 불길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불은 발화 40여 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7시 현재도 잡히지 않았다.
진천소방서 관계자는 "불타는 나무 양이 어마어마해 물을 뿌려도 곧 증발할 뿐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재 내부에서 올라오는 불길이 워낙 거세 물을 뿌리면 수증기가 치솟거나 목재 파편이 튈 수 있어 소방관들이나 소방 장비의 접근조차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진천소방서는 화재 진압 매뉴얼에 따라 불길을 잡는 대신 불이 붙은 목재가 모두 탈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을 택했다.
소방대원 7~8명과 소방차 2대를 동원, 불길이 주변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며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진천소방서는 이날 밤늦게 불길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진천은 숯 고장으로 유명하다. 전국 참숯의 70%를 진천에서 생산한다.
매년 4월 진천군 백곡면에서는 참숯 마실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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