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고교 졸업시험서 교민 학생 '반텐주 3위' 기록

입력 2019-05-19 06:00  

인니 고교 졸업시험서 교민 학생 '반텐주 3위' 기록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인도네시아 고교 졸업시험(국가시험·우지안 나시오날)에서 한국인 여학생이 최상위권에 올라 화제다.
19일 교민사회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치러진 인도네시아 반텐주(州) 국가시험에서 이과 계열에 응시한 한국 교포 학생 송예경(19)양이 400점 만점에 396점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만점자는 없었으며, 한 문제씩을 틀린 학생 두 명이 공동 1등이었다. 송양은 영어와 인도네시아어에서 두 문제를 틀렸다.
인도네시아 국가시험은 이과 계열과 문과 계열로 나뉘어 치러지며 응시자는 인도네시아어, 영어, 수학 등 3개 공통과목과 1개 선택 과목까지 4가지 과목에서 학업 성취도를 평가받는다.
수도 자카르타와 인접한 반텐주는 국제학교와 대학 등이 다수 몰려있어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반텐주에선 올해 6만292명이 고교 졸업시험을 봤다.
송양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너무 감사하다. 그동안 외국 생활에 고생하시면서도 제가 바르게 자라도록 도와주신 부모님께,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애정 어린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7살 때 인도네시아에 온 송양은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현지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처음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부모님과 여러 선생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차츰 실력이 붙었다. 고등학교 때부턴 따로 레슨이나 과외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혼자 힘으로 해내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왔다가 현재는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을 하는 송양의 아버지(52)는 "충분히 지원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 좋은 결과를 낸 것을 보니 고맙고 기특할 따름"이라면서 "딸이 인류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양은 한국 내 의과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가난한 이들은 정말 작은 질환, 간단한 수술조차 비싸서 많이 망설인다. 의사가 돼서 그런 사람들과 의료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 사는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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