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된 '모르쇠' 전략 수정 가능성…윤중천과 대질은 미정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건설업자 등에게 뇌물·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검찰에 구속된 후 첫 소환조사를 19일 받는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다음날 오후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차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차관이 지난 16일 구속된 지 사흘 만에 이뤄지는 첫 조사다.
검찰은 구속 이튿날인 지난 17일 오후 김 전 차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김 전 차관은 변호인과 상의한 뒤 조사를 받겠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전 차관은 19일 소환 일정에는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와의 관계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다'고 진술을 바꾼 데 주목하고 있다.
그는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2013∼2014년 수사 과정부터 최근 검찰 조사에서까지 '윤씨를 아예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수사단은 영장실질심사 내용 등을 토대로 그의 입장과 진술태도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의 '모르쇠' 전략과 해외로의 도피성 출국 시도 등이 구속영장 발부 요인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진전된 진술을 내놓을 경우 윤씨와 관계,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과의 관계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윤씨와의 대질은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사단은 윤씨에게 1억3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100차례가 넘는 성접대를 받고, 사업가 최모 씨에게 4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김 전 차관을 구속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구속영장의 범죄 혐의로 적시하지 않은 성범죄 수사 등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수사단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수사 의뢰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현 변호사)의 김 전 차관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내용을 정리해 이달 안으로 수사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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