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연소' 선택한 진천 숯 공장 불…75시간 만에 꺼져

입력 2019-05-19 11:32   수정 2019-05-19 11:55

'자연 연소' 선택한 진천 숯 공장 불…75시간 만에 꺼져
목재 1천t 타면서 1천200도 열기 발산…소방관 접근 어려워

(진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 진천의 한 숯 공장에서 난 불이 발생 75시간 만에 꺼졌다.
막대한 양의 숯 제작용 목재가 한꺼번에 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던 소방당국이 자연 연소를 선택해 이같이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일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시께 진천군 덕산면 화상리의 숯 공장에서 발생한 불이 이날 오전 4시께 완전히 진화됐다.
폭발음과 함께 불이 시작된 지 꼭 75시간 만이다.
불은 2층짜리 조립식 패널 공장 1개동 일부(850㎡)를 태워 소방서 추산 3천8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진화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무려 1천t에 달하는 숯 제작용 목재에 옮겨붙으면서 1천200도에 달하는 열을 뿜어내 소방관들의 접근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또 진화용 물을 뿌려도 곧 증발할 뿐 건물 안으로 스며들지 못했다.
뜨거운 수증기와 목재 파편에 자칫 소방관들이 다칠 우려도 컸다.
결국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매뉴얼에 따라 불길을 잡는 대신 불이 붙은 목재가 모두 탈 때까지 기다리는 '자연 연소'를 택했다.
소방관 7∼8명과 소방차 2대를 동원, 불길이 주변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며 3일간 경계 근무를 섰다.
불이 꺼진 현재 소방당국은 현장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숯 공장 내 분전반에서 스파크가 발생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진천은 숯 고장으로 유명하다. 전국 참숯의 70%를 진천에서 생산한다.
매년 4월 진천군 백곡면에서는 참숯 마실축제가 열린다.
jeon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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