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자체, 확정도 안 된 '제2 혁신도시' 유치전 점화

입력 2019-05-20 11:54   수정 2019-05-20 14:16

강원 지자체, 확정도 안 된 '제2 혁신도시' 유치전 점화

(춘천=연합뉴스) 김영인·이해용·이상학 기자 = 강원도 내 일부 지자체가 제2 혁신도시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춘천과 강릉, 원주, 평창이 저마다 유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과열 우려마저 나오는 분위기다.
제2 혁신도시의 경우 기존 혁신도시를 확대할지, 추가 지정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용역을 추진 중인 탓에 유치경쟁이 조기에 불붙은 모양새다.

춘천시와 도·시의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제2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범시민운동기구를 제안하고 나섰다.
침체한 지역을 위해 바이오 분야와 환경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남북교류협력시대를 대비한 물류거점도시 등으로 유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10여 년 전 춘천은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정치력의 부재로 좌절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범시민적 유치운동을 제안하는 등 청원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릉시는 강원지역에서 가장 먼저 유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강릉시는 지난해 10월 혁신도시 유치를 표명하는 한편 최근 지역 대학과 연계한 포럼을 열었다.
시는 지역대학과 협력해 해양·바이오 등 강릉과학산업진흥원과 관련 있는 기업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또 앞으로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시의회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침체한 동해안 6개 시·군과 연계한 혁신도시 유치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아직 정부 방침이 나오지 않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시민과 지역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환동해권의 중심인 강릉으로 혁신도시가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혁신도시가 있는 원주시도 기존 이전 기관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 상공인을 중심으로 도시 활성화를 위해 추가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유치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타 도시와 달리 원주시는 혁신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실효성이 높다"며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로 이전했을 때 상권 활성화 등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창군도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공공기관에 공문을 보내는 등 유치전에 적극적이다.
평창올림픽의 평화적 개최와 산림수도 선포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관련 공기업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시·군의 제2 혁신도시 유치경쟁에 시작되면서 지역 간 잡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05년 혁신도시 유치를 놓고 춘천과 원주, 강릉 간 빚어졌던 갈등이 되풀이되는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치산업이 겹치거나 정치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강원도에서 도 차원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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