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63개 봉사단, 2천750여 명이 강릉 찾아와 이재민 지원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근 강원 동해안 대형산불로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진 현장을 지켜본 강원 강릉시 옥계면 주민 박의동(73)씨.
12년 동안 애지중지 가꿔온 펜션과 집이 지난달 산불로 잿더미로 변하면서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 박씨 집에 20일 오후 IBK 기업은행 소속 자원봉사자 40명이 찾아와 허허벌판에 장미 등을 심고, 불탄 소나무 숲 주변에는 나무를 심었다.
이들은 이날 마을 8가구를 찾아 전소된 집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박씨는 "산불이 갑자기 닥치면서 속옷 차림으로 빠져나와 어떤 것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큰 힘이 됐다"고 반겼다.
조연재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대리는 "산불로 피해를 본 것을 치우는 작업은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에 나무와 꽃을 심어 마을을 활기차게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산불로 탄 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이 한창인 인근 마을에서는 이재민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모내기하고 있었다.
새마을 강릉시지부 회원 30여 명은 산불피해로 경황이 없는 이재민을 찾아 모판을 나르거나 벼가 병들지 않게 약을 뿌리는 작업을 도왔다.
산불피해 주민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이재민들이 재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옥계면사무소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하자마자 이재민들의 식사를 지원하는 이동식 밥차가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을 비롯해 세탁 봉사, 임시 주거 시설 청소, 구호 물품 배부, 의료 지원, 화재 잔존물 철거, 불탄 나무 벌목 작업, 모내기 지원 등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부 자원봉사단체는 가을에는 산불피해 주민이 생산한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기업체들은 굴착기를 지원하고, 이재민 임시 주거 시설에 필요한 냉장고와 세탁기도 지원했다.
강릉 옥계면에는 최근 전국에서 63개 봉사단, 2천750여 명이 찾아와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덕수 옥계면 이장협의회 회장은 "집이 모두 불타버려 주민이 정신이 없던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농사일까지 일사천리로 지원해 감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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