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3당 상설협의체 바람직하지 않아", 강기정 "5당 협의체로 약속"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차지연 기자 =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의 회동 방식과 관련,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일대일 연쇄 영수회담' 방식을 거듭 제안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임인사차 강 수석과 만나 "대통령이 5대 1 회동만 강조할 게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국회에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서라도 일대일 연쇄 영수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일대일 회동 방식이 대통령에게 시간상으로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그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며 청와대의 입장 변화를 주문했다.
이에 강 수석은 "대통령과 당 대표의 회동 방식과 관련해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하지만 순리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강 수석은 "대통령께서는 5분의 당 대표와 대북 식량지원 문제나 남북회담 등을 놓고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고 싶어 한다"며 "각 당의 특수성에 맞게 논의할 것이 있으면 논의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그런 방향으로 추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와 강 수석은 이날 저녁 예정된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 간 '맥주 회동'이 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말했다시피 오늘 회동이 맥주만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희망을 가진 호프(hope)가 되길 바란다"며 "국회가 마비된 상태에서는 청와대도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당연히 지원사격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수석은 "국회 파행의 실마리와 매듭을 풀어야 하는데 참으로 어려웠었다"며 "오늘 그 시작을 '호프 타임'을 통해 열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오 원내대표의 취임 축하를 위해 예방한 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가 적힌 난을 오 원내대표에게 전했다.
앞서 강 수석은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와도 국회에서 만나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난을 전달했다.
강 수석은 이 자리에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범위를 기존 5당에서 교섭단체 3당으로 축소하지 않는 것이 청와대의 방침이라는 점을 확고히 했다.
강 수석은 "제가 청와대에 오기 전에 이미 전임 원내대표단들이 대통령과 한 약속이고 5당 상설협의체가 딱 명제화된 거라 3당 상설협의체는 제가 볼 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1차 회의 속기록도 다 봤는데 이건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의 회의라기보다도 대통령과 정당 간, 특히 5당 간의 약속, 상설 국정 논의 테이블의 의미라 교섭단체끼리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정치는 좀 더 길게 보고 원칙으로 가야 한다"며 "한국당을 잘 구슬려서 하기 위해, 이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일시적으로 3당 상설협의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원내대표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 "5당 간 협의를 해서 변화된 안으로 합의 처리 되도록 청와대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강 수석은 "대통령께서도 국회에서 논의된 것과 합의된 것을 존중하겠다는 말씀이시고 패스트트랙 지정은 '논의의 시작'이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답했다.
유 원내대표는 "원포인트로 권력 구조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맞는 분권형 권력 구조로 가서 같이 연계해 처리되면 참 좋겠다"며 "개헌 문제는 청와대가 입장을 좀 더 전향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이에 강 수석은 "작년에 개헌안을 정부안으로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표결도 붙여보지 못하고 소멸해 매우 안타깝다"며 "다시 개헌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국회에서 먼저 뭔가 합의를 해줘야 한다. 정부에서 국회의 뜻도 확인하지 않고 제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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