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합의는 불발…가급적 빠른 시일에 다시 만나기로
5월국회 소집·추경 처리·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논의…평화·정의는 '유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슬기 김여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20일 저녁 '맥주 회동'을 하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뤘으나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3당 원내대표는 그러나 이르면 21일 다시 만나 정상화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께 서울 여의도의 한 맥줏집에서 만나 5월 임시국회 소집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으나 서로간의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여야3당 원내대표, '호프타임' 90분간 화기애애 속 이견 '팽팽' / 연합뉴스 (Yonhapnews)
이 원내대표는 1시간 40분가량 이어진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경위와 서로의 입장 정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며 "다음에 (만나) 얘기하는데 (오늘 회동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진전된 내용은) 특별히 없다"며 "내일이든 모레든 계속 만날 계획인데, 이르면 내일 (만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각 당 입장들을 서로 확인하고 그 속에서 국회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현재 우리가 확 결정 내리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조만간 빨리 다시 한번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회동에서 5월 임시국회 소집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 등을 놓고 두루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 논의가 있었냐'는 물음에 "얼핏 얘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민생 경제가 정말 어려워 국회를 열어서 필요한 부분은 해야한다"면서도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많다. 추경을 확대 편성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경제에 있어서 좋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재해 추경과 경기선제 대응 추경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재해 추경 분리 처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오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상호 고발을 거론하며 보좌진, 당직자를 상대로 한 고발 취하 등의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는 민주당 정춘숙·한국당 이만희·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배석했다.원내대변인들은 맥주 회동을 시작한 지 50여분이 지난 시점에 원내대표들간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먼저 자리를 떴다.
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3당 원내대표들이 모두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최근 국회 상황이 녹록지 않아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역지사지로 해법을 만들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변인도 "어려운 민생과 경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국회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3자 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이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고 제안하고, 이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누가'가 되겠다던 나 원내대표도 맥주 회동에 응하면서 마련됐다.
최근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원내사령탑이 교체된 이후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교섭단체만의 회동에는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기에 국회가 정상화가 됐으면 좋겠지만,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만의 회동은 진정한 협치 차원에서 한계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도 통화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필요하지만 오늘 예정됐던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원내대표 회동을 깨고 한 회동이라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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