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분쟁 해결 등 성과 있어야 축하할 예정…접촉 계획도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취임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에서의 첫 번째 성과와 러시아-우크라 관계 정상화에서의 첫 번째 성과로서 (젤렌스키를)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낼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러시아가 연관된 문제들에서 성과가 나와야 축하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페스코프는 현재로선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젤렌스키가 이날 취임사에서 밝힌 크림·돈바스 지역 반환 주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크림 영유권 문제에 대해 우리는 여러 차례 얘기해 왔다"면서 "영유권 문제는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 이는 러시아 영토의 일부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바스 지역 분쟁과 관련해선 "이는 우크라이나 내부 문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민스크 협정'에 규정된 계획에 기초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앞서 이날 취임사에서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 중단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꼽으면서 이 과제 이행을 위해 대통령직을 내놓을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는 것이 그다음 과제라면서 "크림과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땅이다"라고 역설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뒤 분리·독립을 선언하고 각각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두 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두 공화국의 분리주의 반군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상대로 무장 독립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정부군과 반군 간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1만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은 지난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교전 중단과 평화 정착 방안에 합의하고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과 러시아의 크림병합, 돈바스 지역 반군 지원 등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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