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또는 미중 무역전쟁 영향 가능성 관측 나와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최종회를 기다리던 중국 시청자들이 갑작스러운 방송 취소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정치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을 거론한다. 내용이 당국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거나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일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왕좌의 게임' 시즌8의 6회는 전날 오전 9시에 독점권을 가진 텐센트 비디오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텐센트(텅쉰)는 1시간 전인 8시에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서 전송 문제를 이유로 방영이 연기됐다면서 "방영 시간은 추후 통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서도 아직 통지가 없다.
많은 회원은 "순전히 '왕좌의 게임'을 보려고 텐센트 비디오 회원으로 가입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아우성이었다. 피날레를 기다리지 못하고 해적판으로 봤다는 이용자들도 속출했다.
텐센트 비디오 앱에서 '왕좌의 게임' 같은 독점 콘텐츠는 유료 회원만 볼 수 있다. 이용료는 월 15위안(약 2천600원)이나 연 198위안이다.
텐센트가 전송 문제를 내세웠지만, 이용자들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 혼란스러웠던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장이머우(張藝謀)의 영화 '1초'가 출품됐다가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막판에 상영이 취소됐을 때도 중국 당국의 검열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한 이용자는 "마지막 편이 내용 문제 때문에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정치제도에 관한 대사가 확실히 우리나라 사정과 맞지 않는다"고 추측했다.
다른 이용자도 "앞부분 20분 정도 분량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다 검열을 통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앞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중국 드라마 2편의 방영이 이번 주 갑작스럽게 취소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주부터 영화 채널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를 긴급 편성해 반미 여론의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으로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이라고 부른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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