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지인의 두 살배기 아들을 잠시 맡아 돌보다가 마룻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최근 1심에서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피해자 아버지가 항소해 달라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를 접수한 검찰도 가해자가 집행유예를 받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실형을 선고해 달라며 항소했다.
2살 아들 잃은 아버지의 호소 "부디 항소해 달라"/ 연합뉴스 (Yonhapnews)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자 아버지 A(38)씨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지인 B(36·여)씨가 최근 1심에서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항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천지검에 보냈다.
A씨는 진정서를 통해 "가해자의 남편은 저와 20년 지기 친구"라며 "재판이 있던 날 가해자는 법원 주차장에서 매달 '100만원씩 갚겠다'며 합의서를 좀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선고 날 집행유예 판결이 나니 가해자의 태도가 돌변했다"며 "이틀 사이 6차례 전화를 걸어도 카카오톡 답장만 했고, 집에 올라가는 가해자를 뻔히 보고 전화를 해도 병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토로했다.
B씨는 지난해 7월 4일 아파트에서 A씨 아들 C(2)군을 돌보다가 실수로 마룻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아이를 공중에 던지고서 갑자기 허리에 통증이 생겨 넘어지는 바람에 아이를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검찰의 항소를 요청하는 청원 글을 올렸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가해자는 1심 선고 전에는 '평생 미안하다'고 하더니 선고 이후에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며 "가해자 가족들은 사건 발생 3개월 뒤부터 해외여행을 다니고 아무렇지 않게 잘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에 있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고 싶다"며 "정말 억울하고 분해 합의금도 필요 없으니 검찰은 부디 항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이날 B씨 사건과 관련해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돼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며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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