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남지부 "경남경찰청, 염호석열사 시신탈취 사과해야"

입력 2019-05-21 16:26  

금속노조 경남지부 "경남경찰청, 염호석열사 시신탈취 사과해야"
"삼성 수족된 정보경찰" 비난…당시 경남경찰청장 등 검찰 재수사 촉구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1일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노조 탄압에 반발해 극단선택을 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고(故) 염호석씨에 대한 경남경찰청의 사과를 촉구했다.
경남지부는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염호석 열사의 시신 탈취와 관련해 삼성이 기획했고 경찰이 집행했다고 의혹을 제기해 왔는데,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염호석 열사가 스스로 생을 끊어낸 2014년은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경남경찰청장으로 재임하던 시기"라며 "2016년 4월 총선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한 혐의 등을 받는 이 전 청장이 재임하던 때의 경남경찰청이 정보경찰을 동원해 염호석 열사 시신 탈취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비상식"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삼성의 노조 파괴와 염호석 열사 시신 탈취 과정에서 경찰이 삼성의 수족이 돼 일해왔음을 명명백백 확인했다"며 "이는 본청과 경남경찰청으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에 따라 이어진 경찰력의 집행이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염호석 시신 탈취 과정에 개입한 정보경찰은 물론이고 이를 방관하거나 직접 개입한 의혹을 사고 있는 당시 경남경찰청장과 관계자들에 대해 검찰의 적극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경찰은 지난 20일 국가수사본부를 만든다며 정보경찰의 정치 관여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국민에게 밝혔지만, 과거 잘못에 대한 사과가 우선되지 않는 경찰 개혁은 보여주기식이라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며 "진정 개혁을 원한다면 경남경찰청은 염호석 열사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 분회장이었던 염씨는 2014년 5월 17일 강원도 강릉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염씨에게서는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 뿌려주세요"라고 적힌 유서도 나왔다.
노조는 유족 동의를 얻어 노동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서울의료원에 빈소를 마련했지만, 염씨 부친은 가족장으로 치르겠다고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당시 경찰청, 경남경찰청, 양산경찰서 소속 정보경찰들이 삼성 측 요청 등에 따라 부적절하게 개입한 사실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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