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F1 레이서 니키 라우다가 70세로 별세했다고 유족 측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우다는 20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그는 8개월 전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라우다는 1975년, 1977년 페라리 팀으로 챔피언이 됐고 1984년에는 맥라렌팀으로 우승했다.
1976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린 F1 대회는 그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
'그린 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거칠고 위험했던 뉘르부르크링에서 라우다는 전복 사고를 당했다.
차에 불이 붙으면서 방염 처리된 옷이 녹을 정도로 거센 불길이 솟아올랐다. 차를 멈추고 그를 구조하기 위해 달려온 다른 선수들의 도움으로 라우다는 가까스로 차 밖으로 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 대회 직전 그는 한 인터뷰에서 "뉘르부르크링에서 차에 문제가 생긴다면 100% 죽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큰 부상을 당했지만 그는 6주 뒤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했다.
2∼3도 화상을 입은 얼굴과 손에는 붕대와 거즈가 붙어 있었고, 숨을 쉬기도 쉽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그의 머리를 감싸고 있던 붕대에 피가 배어 있었던 모습은 현장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그해 두 대회만 놓쳤는데 라이벌이었던 영국의 제임스 헌트보다 총 누적 포인트에서 앞섰다.
1976년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저팬 그랑프리 대회 때는 폭우가 쏟아졌다. 라우다는 두 바퀴를 돌고 기권했고 끝까지 경기를 치른 헌트는 유일한 자신의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다.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는 2013년 영화 '러시'로 제작되기도 했다.
라우다는 1979년 라우다 항공을 설립하며 기업인으로 변모했다. 2002년 오스트리아 항공에 사업을 넘겼다가 200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저비용 항공사 '니키'를 설립했지만 다시 에어 베를린에 매각했다.
라우다는 라우다항공을 운영하던 1991년 태국 방콕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하던 라우다항공 보잉 767기가 추락하면서 승객과 승무원 223명이 모두 숨지는 참사를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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