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0% 인상 'FA 대박' 최현민 "과분한 대우인 거 잘 알죠"

입력 2019-05-22 09:01  

연봉 300% 인상 'FA 대박' 최현민 "과분한 대우인 거 잘 알죠"
인삼공사에서 '주전급 식스맨' 활약 후 KCC로 이적
6월 1일 결혼 앞두고 "힘들 때 옆을 지켜준 예비 신부에 감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어떻게 보면 욕먹는 게 당연하죠. 그래도 그런 욕 해주시는 것도 관심이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김종규가 보수 총액 12억7천900만원을 받고 원주 DB로 옮긴 것이 최고의 화제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들이 있다.
보수 총액 4억원에 전주 KCC로 옮긴 최현민이나 4억2천만원에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김상규 등이 김종규와 함께 이번 FA 시장의 승자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인상률로 따지면 지난 시즌 1억원이었던 최현민이 300%가 올라 이번 시즌 인상률 1위, 역대 프로농구 전체 시즌으로 따져도 통산 세 번째 300% 이상 인상률을 기록하게 됐다.
그 뒤를 이어 김종규가 3억2천만원에서 12억7천900만원으로 299.7%, 김상규는 1억1천만원에서 4억2천만원으로 281.8%가 각각 인상됐다.
2016년 400%(3천800만원→1억9천만원) 인상률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김우람(kt)과 2011년 360%(1억원→4억6천만원)를 찍은 문태종(은퇴) 이후 통산 세 번째 300% 이상 인상률을 기록한 최현민은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 5.3점에 3.4리바운드의 성적을 낸 선수다.
최현민이 보수 총액 4억원을 받게 됐다는 뉴스에 달린 댓글 가운데 일부는 '평균 5점에 4억원이라니…'와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꽤 많았다.
그래서 22일 최현민과 전화 인터뷰를 하기 전에 '혹시 선수가 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아 인터뷰를 안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살짝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현민은 "KCC가 저를 높게 평가해주셔서 과분한 대우를 받고 가는 게 맞다"며 "제가 그렇게 많이 받을 선수가 아닌 것도 알고, 그래서 제가 욕먹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그는 "그렇게 욕해주시는 것도 관심이니까 감사한 일"이라며 "제가 위축되기보다는 다음 시즌에 팬 여러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잡았다.
지금은 은퇴한 '스마일 슈터' 김훈(전 대우), '근성의 수비수' 최민규(전 kt)와 오촌 친척 사이이기도 한 최현민은 인삼공사에 있으면서 '주전급 식스맨'으로 활약했다.
키 195㎝인 그는 스몰 포워드와 파워 포워드를 오가는 역할인데 프로 첫 시즌인 2012-2013시즌에는 주전이던 오세근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경기당 평균 20분 넘게 뛰는 주전급으로 활약했다.
오세근이 부상에서 복귀한 2013-2014시즌부터도 최현민은 오세근, 양희종의 뒤를 번갈아 받치며 20분 이상 출전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팀에 부상자가 생기면 어김없이 그 자리를 메워주는 '식스맨 이상의 역할'이었다.


파워 포워드를 맡기에는 키가 다소 작지만 특유의 투지와 스피드로 이를 만회하며 내외곽에서 쏠쏠한 활약으로 벤치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최현민의 강점이다.
오세근이나 양희종이 벤치로 물러났다고 잠시 한숨을 돌리려던 상대 팀이 최현민에게 한두 방을 얻어맞고 휘청인 경기가 수시로 나왔다.
2014-2015시즌을 마치고 입대한 최현민은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이후 2017-2018시즌까지는 수술 후유증 등으로 고생해야 했다.
2017-2018시즌 30경기에만 나와 평균 득점이 1.5점에 그쳤던 그는 올해 5.3점으로 이를 늘리며 입대 전 기량을 회복하는 중이다.
최현민은 "시즌 끝나고도 주 4∼5회씩 꾸준히 하체 웨이트 훈련을 하고 있다"며 "입대한 이후 농구 선수답게 뛴 게 이번 시즌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부상 후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봤다.
인삼공사에서 함께 뛰었던 이정현과 KCC에서 다시 만나게 된 점은 최현민이 새 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요소다.
그는 "KCC로 가게 된 이후 (이)정현이 형과 통화를 했다"며 "다음 시즌 KCC의 빠른 농구를 형하고 같이 잘 해보자고 하시더라"고 소개했다.


최현민은 이번 'FA 대박'이 좋은 결혼 선물이 되기도 했다.
6월 1일 결혼하는 그는 "5년간 만났는데 미안하게도 입대하고, 다쳐서 수술받고, 재활하고 힘든 시기만 계속됐지만 그래도 함께 지켜봐 주고 응원해준 사람"이라고 '예비 신부'를 소개하며 "작년 시즌부터 출전 시간도 늘어나고 이번에 FA 계약도 잘 됐다고 저보다 더 좋아해 주니 그것도 고맙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프로 입단 후 첫 이적에 결혼, 그리고 처음 제대로 된 주전 도약을 노리는 최현민은 "저를 높게 평가해주신 KCC 구단이나 팬 여러분께 보답하려면 코트에서 보여드려야 한다"며 "7년간 몸담았던 인삼공사 구단과 팬 여러분께도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점은 저 스스로 자부심이 있다"며 "지금 저를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다음 시즌 저를 응원해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2019-2020시즌을 기약했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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