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반군, 화학공격 조작 조직 신설"…시리아정부도 화학공격 부인
내전 감시매체 "화학공격 증언·자료 파악 안 돼"
터키 국방 "시리아군 공격 받았지만 병력 철수 안 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친정부군이 다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미국의 의혹 제기에 러시아는 급진 반군 조직이 되레 공작을 꾸미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시리아 정부도 화학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러시아의 시리아 분쟁조정센터의 빅토르 쿱치신 소장은 21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알카에다 연계 반군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화학공격 조작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자바트 알누스라'에 뿌리를 둔 HTS는 시리아 북서부 반군 지역 80%가량을 통제한다.
쿱치신 소장은 "이들립 긴장완화지대 남부는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혐의를 제기하려는 조작 의도로 인해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고 말했다.
급진 반군이 화학공격을 조작하고, 혐의를 시리아에 씌우려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시리아군에 생포된 반군 조직원으로부터 HTS가 '화학 조직'이라는 이름의 특수 조직을 설치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쿱치신 소장에 따르면 신설된 화학 조직은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후라스 알딘' 소속의 아부 바시르 알브리타니가 지휘하며, 유럽과 옛 소련 소속 국가 출신 조직원들이 화학 조직에 배치됐다.
조직 책임자는 이름이 브리타니라는 점에 비춰 영국 출신으로 추정된다.
시리아 정부도 화학공격 의혹을 부인하며 러시아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앞서 19일 시리아 외무부는 라타키아주(州) 외곽 카바니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공격을 감행했다는 소문을 부인하고, 반군이 최근 요충 지역을 상실하자 화학공격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미국 국무부는 21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공격을 재개한 징후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 매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둘 라흐만 대표는 "라타키아 산악지대에서 화학공격이 있었다는 어떤 증언도 입수하지 못했다"고 22일 AFP통신에 말했다.
22일에도 시리아 북서부 요충지를 놓고 시리아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이 이어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또는 러시아의 공습으로 이들립주(州) 마아라트 알누만에서 주민 12명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21일에는 이들립의 카프르나부다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정부군과 반군에서 각각 26명과 18명이 전사했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북서부에서 터키군이 시리아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지만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시리아군의 공격에도 이들립 감시초소에서 부대를 철수하는 일은 없다"면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러시아와 합의에 따라 이들립에 12개 감시 초소를 설치하고 병력을 배치했다.
최근 러시아·시리아군이 시리아 북서부에서 공세를 강화한 후 터키군 초소가 시리아군으로부터 포격을 당했다.
이 공격으로 터키군 2명이 부상, 시리아에 주둔하는 터키군의 안보에 관한 터키 내 우려가 급격히 고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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